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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주택저당증권) 쏟아져 채권시장에 숨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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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주택담보대출의 담보 인정비율 축소로 주택금융 시장이 위축되면서 내년에 신설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주택대출의 77%를 차지하는 단기 주택대출이 장기대출로 바뀌어 주택금융시장이 안정될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서 장기채권 부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집마련 기회 확대=모기지론이란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주택자금을 대출하고 담보로 잡은 부동산 등을 기초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 이를 연기금 등 투자자들에게 판매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제도를 뜻한다. 지난 11일 국회 재경위에서 주택금융공사 설립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주택자금의 30%만 있으면 나머지는 10~20년의 장기저리 자금을 빌릴 수 있어 서민.중산층의 내집 마련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예컨대 월소득 2백만원의 직장인이 1억5천만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려 한다면 집값의 30% 수준인 5천만원만 부담하고 나머지 1억원은 6.7%의 금리로 모기지론을 대출받아 매달 67만원(소득공제 혜택 감안)씩 20년간 분할상환하면 된다.

◆장기채 부족문제 해결=전문가들은 모기지론을 통한 MBS의 발행으로 채권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기가 보통 10년 이상인 MBS가 유통되면서 만성적인 장기채 부족을 겪고 있는 채권시장에 숨통을 터줄 수 있고, 상대적으로 비싼 장기채의 가격도 낮아져 금리가 안정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MBS 발행 물량이 국채의 1.5배에 달할 만큼 큰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명 책임연구원은 "국민연금과 생명보험사의 적립금이 늘어나면서 장기채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공급은 제자리 걸음"이라며 "장기채가 늘어나면 편입채권의 만기 조절이 용이해져 금리추세에 따라 신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또 펀드운용사에서는 신용등급이 높은 장기 투자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대우증권 강성부 연구원은 "기관들이 장기 자산운용을 위해 매년 4조~5조원의 미국 MBS를 매입하고 있다"며 "국내 MBS시장이 자리를 잡으면 기형적으로 낮았던 장기채의 금리도 본궤도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경부는 내년 5조~10조원의 MBS를 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향후 5년간 약 70조원의 MBS를 단계적으로 유동화시킬 계획이다.

대우증권 姜연구원은 "은행권의 장기 주택담보대출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은행과의 금리차를 좁히는 것이 급선무"라며 "모기지론에 대해서는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완화하는 등 금융기관이 모기지론과 연계된 상품개발에 나설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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