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등 전문의료정보 접근쉬워야(존스 홉킨스통신: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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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환자·가족,검증안된 신요법요구땐 안타까움
병원에 찾아오는 이곳의 환자들이나 환자보호자들은 환자가 걸린 암에 대해 이미 상당히 공부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의학백과사전이나 지역사회의 도서관 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공개하는 각 의과대학 도서관이나 병원도서관 등에서 전산화된 의료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미국 국립암센터 암의료정보센터의 무료전화 또는 편지를 통해 최근의 치료방법에 대한 요약보고서를 받아오기도 한다. 컴퓨터통신과 팩시밀리의 발달은 이런 의료정보를 얻는 시간을 단축시켜 이같은 자료를 얻는데 한나절이면 충분하다고 어떤 환자는 말했다.
특히 예후가 나쁜 암을 가진 환자는 조금이라도 생명을 연장하려고 아직 정립되지 않은 실험적 치료법에 대한 문헌을 국립암센터 암정보센터에서 찾아 문의하기도 한다. 하루는 나이든 환자의 아들인 젊은 보호자가 필자가 알기에는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치료법을 이야기하면서 그 방법을 아버지에게 적용해주기를 원한다며 찾아왔다.
이 환자의 경우는 신문기사에서 아직 연구의 초기단계 성공기사를 읽고 이것을 실제로 적용해달라고 찾아온 것이다. 필자는 약간 당황해 진찰실 한쪽에 있는 컴퓨터의 PDQ시스팀에서 자료를 찾아 환자보호자가 본 신문기사는 아직 개발단계이며 환자치료에 적용할 단계는 아니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환자의 실망은 대단했다.
의사의 경우도 모든 질병에 대해 계속 개발되는 최신 치료법을 다 알고 있을 수는 없다. 필자도 전공인 산부인과 여자암·뇌암 등에 대한 내용은 거의 섭렵하고 있고 연구를 통해 미미한 기여를 하기도 하나 나머지 분야는 도서관에서 학술잡지에 게재된 중요한 논문을 읽거나 교내 학술회의·전국 학술대회 등을 통해 다른 동료와 정보교환으로 익힌다. 따라서 여러 경로를 통해 최신정보를 수집해온 환자들의 질문에 종종 당황하기도 한다.
당황하는 이유는 한조각의 신문기사에 게재된 치료가능성에 잔뜩 희망이 부풀어 찾아오는 환자를 실망시켜야 함에 따른 안타까움일 것이다.
환자들이 바르고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 강구돼야겠다. 미 국립암센터의 무료전화선(보통 1­800­4 CANCER) 설치같은 것이 타산지석이 될 것 같다.<전미선 미 존스 홉킨스의대 방사선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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