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지원「복지기구」신설 아쉽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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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지난해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어 올해로 두 번 째 맞이하게 되는 장애인의 날이긴 하지만 우리 장애인들에겐 마냥 기쁘기만 한 기념일이 될 수 없다.
이 사회에서 가장 소외 받고 있는 계층인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인권을 당당히 선언하면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인간답게 살수 있는 정책마련을 촉구해야 할이 뜻깊은 날에 돌아보는 장애인의 현실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하고 암담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강남대신학과에 재학 중이던 뇌성마비장애인 백원욱 군이 교내에서 전동 휠체어를 타고 가다 운동장 난간에 부딪쳐 즉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사건은 장애인들의 삶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하나의 예에 불과하다. 백원욱 군뿐만 아니라 수많은 장애인들이 이 순간에도 이 사회로부터「인간」이기를 거부당한 채 장애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업·취업·결혼은 물론 교통·문화 등 생활 전반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부당함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오히려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 예산을 삭감하는 등 장애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어 장애인들은 물론 사회복지 관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전체 장애인 문제를 전담할「사회복지부」나「복지 청」등을 신설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당면과제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날이 진정한 기념일이 되기 위해서는 일회적 자선이나 동정이 아니라 장애인의 입장에선 올바른 시각으로 장애인문제를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행진 <대 학원생·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주공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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