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대권경선 3파전/박태준씨 포기확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누가 나와도 상관없다” 김영삼대표/“단일화 안되면 불출마” 박태준 위원
민자당의 박태준 최고위원이 민정계내 반김영삼 진영의 후보단일화가 되지 않으면 대통령후보 경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민자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은 김영삼 대표와 이종찬 의원 또는 이한동 의원,아니면 3명이 겨루는 2,3파전으로 축소되게 되었으며 경선의 모양은 갖추지만 노태우 대통령이 내막적으로 김대표를 지원하는 양상이 될 것 같다.<관계기사 3면>
박태준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17일 『경선출마 여부는 전적으로 7인중진협의 결론에 달려있다』고 전제,『만일 이종찬·이한동 두 의원이 끝까지 출마를 고집해 실질적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박최고위원은 경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현재로서는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박최고위원의 출마포기는 기성사실화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박최고위원은 경선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후보단일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며 정계은퇴 등과 같은 방안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박최고위원이 개인적으로 이종찬 의원을 지원할 가능성도 있으나 현재로서는 결심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박최고위원이 이처럼 돌연 출마를 포기한 것은 16일 오후 노태우 대통령과 이상연 안기부장으로부터 전화로 설득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은 16일부터 박최고위원뿐 아니라 반김영삼계 중진회의 멤버들에게도 김영삼대표의 우위가 보장되는 경선이 불가피함을 설득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김파는 반김 7인협의 결론을 지켜본뒤 18,19일께 김영삼 추천위를 정식발족,각 계파가 모두 참여하는 1백여명 규모의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종찬 의원은 빠르면 18일중 독자출마선언을 하고 시내 광화문쪽에 선거대책 사무실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한동 의원도 독자출마준비를 서두르며 대의원들을 상대로 추천서명단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표는 16일 오후 노대통령과의 청와대 주례회동을 마친후 상도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경선에서 누가 나와도 개의치 않고 정정당당히 임하겠다』고 말해 당초 박최고위원의 출마반대입장을 철회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