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라오케 인기폭발|스탠드바…레스토랑 등서 성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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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에서도 가라오케가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전국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이 남들 앞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지 않는 습성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가라오케 매출은 80년 1억9천만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73%가 증가한 3억3천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가라오케 붐은 4년 전 서부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본기업인 제일흥상의 재미법인 「DKK가라오케」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가라오케 기계를 들여다 미국에 보급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낯설어하는 미국인들로부터 냉대를 받았으나「노래 부르며 놀기 좋아하는 인간의 본성」에 호소, 이제는 어엿한 유망 비즈니스로 각광방기에 이르렀다.
가라오케 붐은 현재 미국 전역에 걸친 현상으로 길모퉁이의 스탠드바를 비롯해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나이트클럽, 대형 호텔의 라운지, 레스토탕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와이오밍주에서 1백50석의 대형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는 샤론 파릴씨는 가라오케로 인해 새로운 음주문화를 창출했다고 기뻐했다. 파릴씨는『손님들이 몹시 즐거워하는 것은 물론 이에 따라 술의 매상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파릴씨의 레스토랑은 매주 하루씩 가라오케 데이를 실시하고부터 매상이 15%정도 증가했다는 것. 네브라스카주의 학생레스토랑인 체스터필드도 이전에 조용치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에서 가라오케가 들어온 이후 모든 사람이 함께 어울려 노는 장소로 탈바꿈했다.
가라오케 업계에서는 가라오케가 유행하는 이유를 가창력도 연령도 생활수준도 초월해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팝 아트의 기수인 앤디 워홀은『사람은 누구나 잠시만이라도 유명한 사람이 되고싶은 욕망이 있다』면서 가라오케의 심리학을 설명했다.
미국인들도 샤워 실에서나 승용차 안에서 잠시동안 믹 재거나 티나 터너가 되고 싶은 것이 가라오케를 문화가 다른 미국에 정착시킬 수 있게 한 동인이라는 것이다.
하버드대에서 일본관계연구를 하고 있는 존 밀스 교수는『이 가라오케는 일본에서 스트레스 해소의 일환으로 환영받고 있으며 이것은 미국에서도 사실이다』고 전제하고『그러나 미국인들은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에 가라오케를 이용하지만 일본인들은 연대의식·동화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하는 것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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