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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의석편중 “여전”(14대총선 득표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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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자 “영남”·민주 “호남” 세유지/대전·충남의 민자 고전 이채/“정치불신” 현역 80명 낙선… 무소속 약진
14대 총선의 표는 대 파란을 몰고왔다.
민자당 1백49석에 민주당 97석,국민당 31석 등 야당 1백50석으로 다시 여소가 됐다. 13대 국회의 여소야대상태를 뒤집기 위해 정치지도자들이 선거에 의하지 않고 3당통합을 이루었으나 국민의 표는 여소야대로 되돌려놓은 것이다.
전체 44석이 걸려있는 서울에서는 민자당이 13대때 민정당이 얻은 의석보다 겨우 6석이 많은 16석에 그쳤으며,민주당 25석,국민당 2석,신정당 1석씩을 기록했다. 이로써 13대때 야당을 찍은 표가 3당통합과 함께 민자당지지로 돌아서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더구나 민자당은 김종필 최고위원의 텃밭인 대전은 전체 5석중 1석에 그치고,민주당에 2석,무소속에 2석씩을 각각 내줬다. 또 충남에서도 전체 14석중 7석을 차지하는데 그치고 민주당에 1석,국민당에 4석,무소속에 2석을 내놨다.
노태우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경북에서도 각각 11석중 8석,21석중 14석만을 차지하고,국민당에 4석과 무소속에 6석을 빼앗겼다.
두 김씨는 전남·광주와 부산을 각각 지켰지만 전북에서는 민자당에 2석을,경남에서는 국민당 2석과 무소속 4석의 진출을 허용했다.
이밖에 인천에서는 민자당 5석,민주당 1석,무소속 1석으로 13대 때보다는 야당의 진출이 많아졌고,경기도에서는 민자당 18석에 민주당 8석,국민당 5석으로 지난 13대때 민주당이 뺏긴 11석보다도 2석을 더 뺏기는 등 중부권에서 전반적으로 여당이 참패했다. 대전에서는 현역의원 모두 낙선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강원도에서도 국민당이 전체 14석중 4석,무소속이 2석을 차지했고,충북에서도 전체 9석중 3석을 야당이 차지했다. 특히 전통적으로 무소속의 강제를 보여온 제주도에서는 이번에도 3명 전원 민자당을 제치고 무소속이 당선됐다.
지역감정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지역별 의석 분포는 여촌야도나 연령별 지지정책의 차이에 의한 구분보다는 지역별 구분이 아직도 우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민주당이 호남에서 압승한 것이나 영남지역에서 민주당이 발을 붙이지 못한 것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득표율은 38.7%로 지난 9대총선 이후 최대의 지지율을 보였으나 여소야대를 재연한 것도 흥미있는 현상이다. 집권여당은 9대 38.7% 이후 10대 31.7%,11대 35.6%,12대 35.2%,13대 34.0%의 지지율을 기록했었다.
이번 선거로 민자당내에서도 상당한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단 민자당의 1백15개 지역구 의원중 김영삼 대표계는 23명,김종필 최고위원계는 7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민자당내 계파간 당선율을 보면 민정(51%) 민주(40%) 공화(34%)순.
민정계는 1백54명이 출마해 79명이 당선됐고,민주계는 54명이 출마해 22명을 건졌으며,공화계는 29명이 나와 10명만 건졌다.
이중 민주계는 부산당선자 15명을 빼면 다른 곳에서 당선된 숫자는 7명에 불과했고,공화계는 기반자체를 상당부분 상실했다.
민주당은 야당통합의 효과로 중부지방등에서 선전해 전국당으로 발전하는데 성공했다. 신민계와 민주계가 각각 1백10명씩 출마해 56명(50%)과 18명(16%)씩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또 하나의 큰 흐름은 기존 정치에 대한 심한 불신감이다.
국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약진한 데에는 여러가지 해석들이 있지만 정주영 대표가 기성 정치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익을 본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80명이나 되는 현역의원들이 출전했다가 패배한 것도 기성정치인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이번에 당선된 의원중 재선이상의 기성정치인은 1백69명으로 지난 13대때의 1백33명에 비해 늘어났지만 지난 13대 총선에서는 4당체제의 지도자들에 의해 공천과정에서 교체된 것이라면 이번에는 선거과정에서 국민들에 의해 교체됐다는데 의미가 있다.
초선의원은 68명,재선은 63명,3선은 39명,4선은 23명,5선은 5명,6선은 3명,7선이 2명,그리고 8선이 1명이다. 특히 국민당의 경우 전체 당선자의 75%인 15명이 초선이어서 초선의원이 가장 적은 민자당의 26.4%와 대조를 이뤘다.
의원들의 직업은 이제까지처럼 정치인이 73.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자유업 7.9%,회사원 49%,교육자 3%,운수업 0.8% 등이다.
국민당은 여기서도 정치인이 가장 적은 57.6% 11명으로 민자당의 79.8%,민주당의 83.9%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연령별로는 30대 1.1%,40대 17.4%로 지난 13대의 6%,37.1%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어 세대교체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또 50대는 60.0%,70대 이상은 1.5%다.<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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