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을」비닐촌 큰불/서초동/4명 숨지고 6백여가구 태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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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재민 천5백여명… 주민들은 “방화”주장
9일 오전 3시10분쯤 서울 서초3동 1712 검찰청사앞 속칭 「꽃마을」비닐하우스촌에서 불이 나 주민 이재영씨(73·고물상)등 4명이 숨지고 수억원대의 재산피해를 낸뒤 2시간만에 꺼졌다.
이날 불로 비닐하우스 96개동 1천3백98가구 6천5백여평가운데 6백여가구가 들어 있는 28개동 2천여평이 전소됐으며 주민 1천5백여명이 인근 아가페·충신교회 등에 수용됐다.
불은 꽃마을 한가운데서 치솟기 시작,비닐하우스가 빽빽이 들어찬데다 가구마다 설치돼 있던 취사용가스통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바람에 20여분만에 전지역으로 옮겨붙었다.
불이 나자 주민들이 마을 소화전을 틀어 불을 끄려했으나 소화전에서 물이 나오지 않았고 출동한 소방관들도 인근 주유소가 폭발할 것을 우려,주유소쪽을 우선 진화해 피해가 커졌다.
불이 나자 출동한 소방차 60여대와 가재도구를 꺼내기 위해 나온 주민들이 뒤엉키면서 일대 교통이 오전 7시쯤까지 통제되는등 큰 교통혼잡을 빚었다.
경찰은 낡은 전기배선의 합선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주민들은 비닐하우스촌 철거문제를 둘러싸고 지주측에서 지른 계획적인 방화라고 주장하고 있다.
서초동 꽃마을은 81년초 영세민 38가구가 이주하면서 조성된 이후 지금까지 10여차례의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사망자를 일단 4명으로 집계했으나 주민들이 잠든 새벽인데다 비닐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사망자가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재산피해를 6천5백만원으로 보고 있으나 주민들은 최소한 5억원 이상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망자는 다음과 같다.
▲이재영 ▲황대섭(49·노동·이재영씨의 양아들) ▲송장호(50·노동) ▲이우경(19·자동차부품대리점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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