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축구선수권 우승…그러나 박수는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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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초대 왕좌에 등극했다. 한국은 10일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벌어진 '숙적'일본과의 최종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일본과 나란히 2승1무를 기록했으나 다득점(한국 +4, 일본 +3)에서 앞서 우승컵과 함께 상금 50만달러(약 6억원)를 받았다.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유상철이 선정됐다.

경기가 끝나자 한국벤치는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그들에게는 우승이 승리보다 값진 듯했다. 그러나 팬들에게는 아쉬움이 큰 무승부였다. 일본 오쿠보의 퇴장으로 잡은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플레이 끝에 비겼고, 세계청소년대회에서 동생들의 패배를 설욕하는 데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전반 17분 오쿠보가 한국 진영 오른쪽을 파고들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쓰러졌다. 일본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으나 싱가포르 주심은 시뮬레이션 액션을 지적하고 오쿠보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불과 3분 전인 14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오쿠보는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수적 우세를 잡은 한국은 유상철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로 올리고 김동진과 현영민에게 활발한 공격 가담을 주문, 사실상 총공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을 제대로 공략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는 오히려 일본이 강하게 나왔다. 4분 오가사와라의 프리킥을 이운재가 선방해냈다. 가장 위험한 순간이 23분 찾아왔다. 구보의 헤딩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때린 것.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한국은 이후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면서 시간을 끌어 우승을 지켜냈다. 한편 중국은 홍콩을 3-1로 물리치고 1승2패로 3위를 차지했다.

요코하마=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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