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천만원 인출 확인/김실장 아들 구좌서… 경위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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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회 신축자금 관리했다” 김실장/인장등 69개 복제도 밝혀/국과수 의혹사건
국과수직원의 부정감정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4일 국과수 김형영 문서분석실장(52)의 은행구좌를 추적,뇌물수수 여부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김실장 아들 명의의 서울신탁은행 신월동출장소 예금통장에서 90년 1천만원이 수표로 인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이돈의 조성경위·유통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실장이 본인·아들 명의로 신월동출장소에 동시에 예금구좌를 개설하고 일시에 거액이 인출된 점으로 미루어 이돈의 명목과 성격·출처를 밝히는 것이 뇌물수수여부를 가리는데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김씨와 가족명의의 예금구좌 14개(본인명의 6개)를 파악,1백만원이 넘는 입·출금내용을 중심으로 수표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김씨가 사설감정인으로부터 돈받은 혐의가 드러난게 없다』며 『구좌입·출금상황이 모두 파악되는 14일 오후쯤 뇌물수수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여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빨라야 15일쯤에야 김씨소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실장은 『교회의 재정담당 장로로 신축자금을 관리하며 예금인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뇌물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하고 예금구좌 14개중 대부분은 사용치 않아 폐기 상태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국과수와 사설감정인의 관련을 캐기 위해 13일밤 국과수에서 그동안의 감정서철 4상자를 모두 압수,정밀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밖에 이 사건 제보자와 대립관계에 있던 대전건설업자 이세용씨(42)와 국과수 김실장의 관련성을 캐기 위해 이씨도 15일 소환,조사키로 했다.
이씨는 전국에 고소인·피고소인으로 12건이 형사사건화돼 있으며 이 가운데 3건이 문서등 감정과 관련,국과수에 감정의뢰돼 유리한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검찰은 이 부분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11일 소환했다가 13일밤 귀가조치한 전 중앙인영필적감정원장 신찬석(67)·감정인 이인환(47)씨 등 감정업자 4명을 14일 다시 불러 뇌물공여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세용씨와 법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임봉규씨를 13일 오후 불러 지난 87년 이씨측으로부터 인삼절도죄로 구속기소된 뒤 이씨에게 1억8천만원을 주었다고 주장한 경위 등을 캐고 있다.
또 검찰은 14일 김실장이 지난 1년동안 서울 을지로소재 광일사인쇄소에서 69개의 지문·인장 등을 복제해 간 사실을 밝혀내고 지문·인장 복제물들에 대한 정밀수사에 나섰다.
김실장은 이들 복제물이 연구용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검찰은 60여개를 무더기로 복제한 것은 연구이외의 용도 등에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특히 이들중 김실장과 결탁돼 있다고 제보된 이세용씨 상대편인 이창렬·한치준씨 등의 지문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조사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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