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발효 이전이라도 장기할부 등 대대적 판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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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 업체의 한국 지사들이 한.미 FTA 체결을 기회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FTA가 발효되면 현재 8%인 미국산 수입차의 관세는 없어진다.

GM코리아 관계자는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모터쇼 행사장에서 "FTA 체결에 따라 소비자에게 일부 옵션을 추가로 서비스해 주고 미국 차의 품질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리는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라며 "한.미 FTA가 양국 의회의 비준을 받아 발효 시점이 결정되면 차량 가격 인하 폭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FTA 체결 소식이 전해진 뒤 앞으로 가격이 내릴 것으로 보고 40여 명이 미국산 수입차의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수입차 업체들은 비준 발효 이전에 일부 옵션을 추가로 달아주는 등 각종 프로모션을 통해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 웨인 첨리 사장은 "한.미 FTA 상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고 발효까지 상당한 기한이 걸릴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가격 인하 계획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FTA 체결로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시장점유율 10%(현재 4.5%)를 달성하는 기간이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산 차량의 국내 판매 비중은 15%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유럽.캐나다에서 생산된 차다.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올해부터 미국산 수입차 비중을 늘린다. 포드코리아도 이달 중순 서울국제모터쇼가 끝난 뒤 장기 할부 판매 등 새로운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미국 업체들이 무관세에다 자사의 마진폭까지 줄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경우 현재 가격에서 최대 10%까지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럴 경우에는 국산 중형차와의 가격 차이가 10%까지 좁혀진다. 올해 3월까지 미국 수입차의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1%에 머물렀다. 업계에선 FTA 발효 이후 2, 3년 내 미국산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이 3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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