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 신성불가침은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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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장애인 차별금지법 서명식 및 장애인 정책 업무보고회'에서 "국가 재정 전체를 늘려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재정) 구조조정으로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며 "다른 예산에서 뺏어와 이쪽(장애인 정책)에 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은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이 세금을 많이 올렸다"며 "레이건 대통령이 (세금을) 확 깎고, 클린턴 대통령이 올린 걸 부시 대통령이 또 확 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일도 보수 정당이 바꿔놓은 사회제도를 사회 정당이 바꾸기도 하고… 그런 묘미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 정치는 그런 묘미가 없다"고 했다.

◆ 대통령 앞에서 장애인 시위=행사 진행 중 초대된 장애인 2명이 2분가량 기습 시위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회자가 서명식을 시작한다고 밝히자 박경석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연대 공동대표와 박김영희 장애인 이동권 연대 공동대표가 휠체어를 탄 채 대통령 앞으로 다가와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 등이 적힌 소형 플래카드를 펼쳐들었다.

박 대표는 "국가인권위에서 장애인 부모들이 장애인 교육지원법 제정을 위해 지금 단식 중"이라며 "장애인은 교육조차 못 받고 대우도 못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시간을 달라고 하면 (말할) 시간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이 야만의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이 차별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대통령이 알아야 한다"는 등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행사가 지연되자 노 대통령은 "(발언을) 중단하지 않으면 바깥으로 모시겠다"고 했고, 경호관들은 두 사람을 퇴장시켰다. 행사 장소가 청와대 영빈관임을 감안할 때 청와대 내 시위였던 셈이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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