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으로 살아난 思夫曲…안동서 편지글 비 제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조선시대 한 여인이 남편을 먼저 보내면서 쓴 절절한 사부곡(思夫曲)이 비(碑)에 새겨졌다.

안동시는 8일 정하동 녹지공원에 '원이 엄마의 애절한 글'이란 제목의 편지 글을 담은 돌비석(사진)을 세웠다. 비는 높이 2.5m의 돌 등 크고 작은 네개의 자연석에 글을 새긴 검정색 돌판을 붙여 만들었다.

큰 돌 두개는 부부를, 나머지 두개는 자녀를 상징한다.

편지는 조선시대 이응태(1556~86)란 사람이 30세에 병환으로 숨지자 아내인 '원이 엄마'가 안타까운 마음을 편지로 써 관 속에 넣은 것이다.

그는 아내가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줄기로 미투리를 삼는 등 정성을 다해 쾌유를 빌었으나 어린 아들과 유복자를 둔 채 끝내 숨졌다.

가로 58㎝ 세로 33㎝의 한지에 쓴 '원이 아버지에게'란 제목의 편지엔 복받치는 슬픔이 한글고어체로 묘사돼 있다. 부부의 사랑은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불리면서 세인의 관심을 모았다.

홍권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