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펑크나도 시속 80km … BMW '뉴X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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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X5'

BMW가 1999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스포츠 세단 기능을 접목한 SAV(Sports Activity Vehicle) X5를 발표한 뒤 이 차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스포츠카와 맞먹는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럭셔리한 디자인이 이런 인기를 불러온 것이다. BMW코리아가 다음달 국내 선보일 뉴X5는 데뷔 7년 만에 엔진과 차체를 모두 바꾼 모델이다. 스포츠 세단처럼 잘 빠진 외관은 더욱 당당해졌고 훨씬 커졌다. 18인치 런플랫 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시속 80㎞로 달릴 수 있다.

실내 크기를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거)는 기존 모델보다 11㎝ 길어져 한결 여유롭다. 가장 크게 개선된 것은 차체 강성이다. X5는 원래 포장도로 중심의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개발됐다. 따라서 오프로드에서 달릴 경우 차체 강성이 부족해 선루프를 열어 놓으면 삐걱거리기도 했다. 뉴X5는 이런 단점을 완벽히 개선했다. 비포장도로에서 단단한 하체가 차체를 잘 받쳐준다. 운전석은 더 말끔해졌다. 사이드 미러는 차체에 비해 커다란 귀를 연상할 정도로 커져 사각 지대를 상당부분 없앴다.

뉴X5를 그리스 아테네에서 시승했다. 시승 구간은 구릉 지대와 해안가를 낀 왕복 260㎞다. 시승차는 3.0ℓ 디젤로 국내 주력 모델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면 디젤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아 디젤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한국처럼 굽은 도로와 정체가 많은 나라에선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토크가 중요하다. 이 차는 최고 231마력에 토크가 53.1kg.m에 달한다. 토크만 보면 5.0ℓ 가솔린과 맞먹는다. 거칠게 엑셀을 밟으면 넉넉한 힘이 시트까지 전해져온다.

핸들링은 발군이다. 급격한 코너를 바짝 타고 돌면서 엑셀을 꾹 밟아도 차체가 밀리지 않고 지면을 움켜쥐고 돌아낸다.

6단 전자식 자동변속기는 기존 기계식보다 변속에 걸리는 시간을 절반 정도 단축했다. 그만큼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코너링은 일품이다. 원심력으로 한쪽으로 기우는 차체를 자동으로 복원시켜 주는 '어댑티브 드라이브'기능 덕분이다. 처음 적용된 액티브 스티어링은 핸들링의 재미를 더해준다. 속도에 상관없이 상황에 적합한 조향각을 유지해줘 시속 90km 이하에선 핸들링 반응이 뛰어나다. 출퇴근을 겸하면서 주말에 흥분된 기분으로 운전대를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가치가 있다. 가격은 가솔린 3.0이 9230만원, 디젤은 8000만원 후반.

아테네(그리스)=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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