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미용] 여드름 치료 신무기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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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T(photodynamic diagnoisis.광감작요법 또는 광역동치료)를 아십니까'.

광감작요법은 종래 건선이나 피부암에 쓰이던 일종의 광선치료. 빛을 흡수하는 광과민제를 피부에 바른 뒤 광선을 쪼여 조직을 파괴한다. PDT가 요즘 화제다. 치료영역을 여드름 등 미용 분야와 다른 난치성.염증성 질환에까지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PDT의 원리와 치료 효과, 장단점을 알아본다.

◆ 피부암의 강력한 무기=PDT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1904년 독일 피부과 의사가 원리를 소개한 뒤 78년 피부암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원리는 간단하다. 광과민제를 표적세포에 축적해 가시광선의 효과를 증폭시키는 것이다.

최근 이 치료법이 각광받는 것은 광원와 광과민제의 개발이 한몫을 한다. 광원은 자외선에서 가시광선으로, 광과민제는 종래 먹는 것이 바르는 것으로 바뀌면서 효과와 안전성을 높였다.

피부암의 경우 가장 효과를 보이는 질환은 피부암 전 단계인 광선각화증. 아주대 의대 피부과 김유찬 교수는 "한 논문에 따르면 동양인은 3~6회 치료로 82%의 효과를 보였다"며 "병변이 크거나 많고, 나이가 들어 다른 치료가 힘든 경우 특히 좋은 치료법"이라고 밝혔다.

염증성 질환으로는 건선과 사마귀에서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사마귀의 경우 각질을 제거하고 치료하면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있어 완전 소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 염증성 여드름 물렀거라=PDT를 여드름에 활용하게 된 것도 여드름이 염증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강남 에스앤유 피부과 황은주 원장은 "여드름 환자 113례를 치료한 결과 평균 78%(1회 75%, 2회 이상 80%)에서 호전을 보였다"며 "이는 광과민제가 여드름 원인균을 죽이고, 비정상적으로 커진 피지선을 효과적으로 파괴해 피지 발생을 줄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먹는 약은 태아의 기형 등 부작용 때문에, 피부 관리는 치료의 한계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졌는데 PDT로 새로운 무기를 얻은 셈이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여드름치료센터 류지호 원장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103명의 여드름 환자에게 L-1광원을 이용해 치료한 결과 화농성 여드름은 시술 12주 후 평균 23.6개에서 4개로 87.9% 감소했다는 것. 또 면포성의 경우엔 시술 전 평균 16.4개에서 8.7개로 47% 감소했다. 면포성 여드름에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피지가 광과민제의 기능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류 원장은 "PDT 치료는 L-1 광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잡티.주근깨.홍반 감소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치료 영역 계속 확대=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난치성 감염이나 다른 염증성 질환 치료에도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에선 다양한 광과민제가 개발돼 종래 한 달간 치료받던 기간을 3일로 줄이고, 내부 장기암에도 PDT가 재조명되고 있다.

김유찬 교수는 "피부가 단단해지는 경피증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국소 PDT 치료를 한 결과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고, 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에서도 재발이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효과가 입증된 피부질환은 광선각화증.보엔병.염증성 여드름.표재성 기저세포암 등이지만, 부작용이 적고 치료가 간단해 앞으로도 널리 확산될 전망이다.

유의해야 할 사항도 있다. 류지호 원장은 "치료 후 빛에 의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이틀 정도 바깥 출입을 자제하는 등 자외선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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