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첫 보이콧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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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방적 기권엔 비난>
○…농구대잔치 경기도중 후배가 선배 선수를 구타한 폭행사건이 발생한지 이틀만인 1일 특정팀이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경기를 보이콧하는 사태가 발생, 달아오르는 코트에 찬바람이 일고 있다.
서울신탁은행(은행장 김준협)은 지난달 30일 현대산업개발과의 경기에서『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다 이긴 게임을 놓쳤다』며 농구협회에 소청을 제기하는 한편 1일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기권하고 만 것.
팀이 심판판정에 항의표시로 경기를 보이콧한 사건후 출범 9년의 농구대잔치 사상 이번이, 처음 신탁은행측은 『청소원이 코트의 땀을 닦도록 심판이 허용해놓고도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아 볼을 인터셉트 당해 골을 내줬다』며, 『여기에 항의하는 벤치에 테크니컬파울까지 준것은 상식밖의 처사로서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못박은 것.
김재웅(김재웅) 감독은 또 『이날 경기를 비디오로 분석한 결과 심판들이 17차례나 현대에 유리하게 판정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이 같은 상황아래서는 경기에 참가하지 말자』는 것이 은행고위층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신탁은행측이 이같이 격앙된 것은 전날 현대-상업은행전에서도 심판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업은행에 테크니컬파울을 주는등 금융팀이 실업팀에 비해 심판들의 「횡포」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공동의 피해의식에서 비롯된 것. 농구인들은 일단 경기를 일방적으로 기권한 신탁은행에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지난해 전임 심판제 도입후 심판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테크니컬파울등에 대해서도보다 공정하고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농구협회는 이날 소청위에서 신탁은행의 소청을 기각하고 결승리그 전적을 모두 몰수, 최하위인 6위로 결정했다.

<"협회, 졸속행정 탓">
○…일관성을 잃은 한국민속씨름협회의 졸속행정이 모래판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지난 10월 심판에게 삿대질을 해댄 강호동(강호동·일양약품)에 대해 소속팀에서 제61회 대회 및 미주대회 출전금지를 결정했음에도 불구 5백만원의 벌금을 부과, 2중징계를 내렸던 협회는 이사회 직권으로 강의 미주대회출전을 결정하는 해프닝을 벌였었다.
그러나 일양측은 미주대회출전부분은 승복했으나 벌금부분에 대해서는 재심청구를 요청했고 협회는 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벌금을 3백만원으로 깎아(?) 주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번엔 일양을 제외한 4개 씨름단에서 강의 미주대회출전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번 대진추첨까지 끝난 상황에서 강을 추가, 대진표를 만들어야 하는데 강과 대결하기를 꺼리는 4개 씨름단이 대진추첨을 거부하고 있는 것.
앞뒤를 생각하지 못하는 협회의 단견이 스스로의 입지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씨름계의 한결같은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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