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찾는 즐거움 돈으로 환산하면 설악산 29만원으로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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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푸른 숲·맑은 물·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
산을 찾아 자연으로부터 얻는 기쁨과 즐거움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과연 얼마나 될까.
산림청 임업연구원 김성일 박사(산림휴양학)팀이 국내에서 처음 그 값을 1회에 평균 4만1천6백41원으로 계산해냈다.
이는 올 1∼6월 사이 설악산·지리산 등 전국 10곳의 산림휴양지를 찾은 등산·휴양객과 18세 이상의 성인 2천24명을 무작위로 골라 산에서 누린 유형·무형의 혜택에 대해 대가를 돈으로 낸다면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1백∼50만원까지 17단계로 나눠 선택토록 한 뒤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 환산한 값이다.
응답자들이 각 산림휴양지에서 느끼는 만족도는 지역에 따라 달라 1회 방문당 가치는 설악산 29만여원에서 광릉수목원 2만4천여원까지 다양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 시민들이 자주 찾는 관악산의 1회 방문가치는 3만9천여원으로 속리산과 지리산의 중간쯤에 해당됐다<표참조>.
시민들이 느끼는 만족도를 기준으로 할 때 설악산이 「전국 최고의 명산」이며 지리산보다도 5배 이상 값이 더 나가는 셈이다.
이 같은 산림자원의 휴양서비스를 연간 가치로 추정하면 연 2조4백억원.
이는 우리나라 만18세 이상 국민중 산림을 이용한 수가 전체의 55.7%인 1천6백60만여명으로 1인당 연평균 3.17일간 산을 찾아 우리 국민의 연간 산림휴양일수는 8천7백만일이라고 계산한 지난해 산림청 조사를 근거로 한 것이다.
김 박사팀은 이 같은 산림이용패턴을 18세 미만으로까지 확대 적용한다면 우리나라의 산림자원 이전 국민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는 연 3조2천2백41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과학기술처의 용역으로 산림가치를 계량화해낸 김 박사는 『산림서비스를 돈으로 환산한 목적은 적극적인 산림의 보호와 관리를 통해 이용의 기회는 늘리되 훼손은 줄이도록 이용자들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분석에서 우리 국민들은 10명 정도가 단체를 이뤄 산을 방문하는 패턴을 보여 미국·유럽의 산림휴양이용패턴이 1∼4명의 소그룹으로 이뤄지는 것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또 산과 숲을 찾는 시민들의 흐름은 주로 서울·부산·대구·광주·인천 등 도시지역에서 강원·충북·전북·경북 등 각 지방으로 이뤄졌다. <김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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