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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팽팽… 최대 승부처/서울 강북(14대 전초전 현장에가다: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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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치 1번지」 종로,야 누가 나올까 관심/거물급 출마설로 중구·마포갑도 술렁/분구예상 도봉갑에 눈독/여 두교수등 공천 3파전/동대문갑/야끼리 밀어내기­버티기/성북갑
강남 아파트 기세에 밀려 다소 퇴조한 느낌도 없지않으나 4대문안 자존심이 여전히 꿈틀거려 서울 강북지역은 매번 총선열풍의 진원지가 돼왔다.
13대때 22개선거구중 여당이었던 민정당이 겨우 5석을 건진 사실에서도 드러났듯 야성이 강한 곳이다.
당시 평민 10·민정 5·민주 4·공화 2·무소속 1명의 당선분포가 지금은 민자·민주당 각 11명씩으로 여야균형을 이뤄 이번 선거의 향배가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몇몇 지역에선 본선경기를 방불케 하는 과열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민관식 전 국회부의장(중구)·노재봉 전 국무총리(마포갑)등 거물급의 출마설도 나돌고 있다.
역대선거에서 야당바람의 진원지가 됐던 「정치 1번지」 종로엔 민자당에서 대권주자를 겨냥하고 있는 이종찬 의원이 4선을 향해 달리는중에 민주당쪽에선 간판급주자를 물색중이란 소문이 파다.
『항상 거물적수가 나타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는 이의원은 새벽산책·주말 종묘걷기대회 및 주민상담실 운영등 발걸음을 점차 빨리하고 있다.
○재야인사들도 거론
민주당에선 신민계 정인봉 변호사가 무료법률상담·독서실 등을 운영하며 착실히 다지는 것과는 별도로 이우정·박영숙 두 여성최고위원과 장을병 성대총장·서경석 경실련 사무총장·한승헌 변호사 등이 본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거론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
이밖에 고영준씨(공명민주당),광역의회에도 출마했던 단골 한상필씨(여)도 준비.
도봉지역은 여야 모두 합당에 따른 교통정리 진통이 큰데다 갑구쪽이 나눠질 것이 예상됨에 따라 지망생이 대거 몰려 혼잡상.
갑구쪽 민자당엔 공화계 신오철 의원이 꾸준한 지역구순방등 재선을 노리는 중에 민정계의 전국구 2선 양경자 의원(여)과 YS계 백영기 당상무위원의 활동도 활발하다. 양의원,백씨는 병구 신설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데 양의원의 경우 한달과정의 여성사회대학·산악회 및 도봉 여가체육문화센터의 운영등 맹렬한 기세로 뛰고 있고 백씨는 민주산악회를 중심으로 활동중.
민주당쪽은 조순형 최고위원이 13대 낙선의 서러움을 풀겠다는 각오아래 이미 선거전략 수립에 들어갔고 김대중 대표의 20여년 핵심측근 김옥두씨(신민당 사무부총장)가 갑·을 양쪽에 모습을 드러내며 탐색. 13대 출마자 한호상씨(신민계)와 민중당의 조춘구씨도 관망중.
을구에선 광역선거 공천에 불만,신민당을 탈당했던 이철용 의원이 통합 민주당 합류의사를 밝혔으나 당시의 섭섭함이 풀리지 않아 입당보류 상태인 가운데 김옥두씨,11대 민한당 의원 강원채씨(삼성당대표)와 김원길 전 청보식품사장 등이 골목길 악수공세도 다투는등 공천경쟁이 격렬.
이의원은 『당초 쉴까도 생각했으나 최근 「변절자」 등의 벽보가 나붙는등 누군가 장난을 치고 있어 무소속으로라도 혼을 내줄 참』이라며 「꼬방동네 사람들」답게 한의사·치과의사 등을 초청,무료진료사업을 펴면서 노인정을 돌며 직접 이발까지 해주고 있다.
민자당에서 공화계 김규원 전 의원이 전주민상대 생일축하 축전보내기와 최근엔 홍보 팸플릿을 우송하는등 출진시동. 그간 활동이 뜸했던 민정계 배성동 전 의원(전 서울대교수)과 임정규 당전문위원(YS계)도 공천에 깊은 관심.
민주당의 장영달(평민계)·유인태(민주계)씨 등도 신설구를 희망한다는 소문.
동대문갑은 여야 모두 공천경합이 치열하며 특히 민자당의 두교수 대결이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YS계 노승우씨(외대교수 출신)가 지구위원장을 맡아 6개월과정의 동우 여성대학운영과 국교운동회까지 순방하며 표를 다지는 가운데 민정계 유종열씨(경희대 교수출신)도 「사회윤리재건운동본부」란 별도의 사무실을 차려놓고 최근 대형버스를 거의 동별로 동원,대성리로 「회원」 수련대회를 다녀왔다.
○7순 재력가 도전장
노씨도 곧 이틀에 걸쳐 「당원」 2천명 대상으로 역시 대성리 수련대회를 계획.
노씨측은 『유씨가 추석때 설탕을 뿌렸다』고 비난하고 있고 유씨측은 『노씨가 포용력이 적어 조직관리가 취약하다』고 헐뜯는등 팽팽한 신경전.
여기에 동대문 종합상가 건물을 소유한 재력가 정시봉 의원(공화계 전국구 재선)도 74세의 노구에도 지역구출마 의사를 밝혀 공천경합은 3파전 양상.
민주당에선 최훈 의원이 3선을 달리는중에 장광근 구 민주당 위원장과 고 김두한씨의 딸 TV탤런트 김을동씨가 도전.
동대문을에선 민자당에서 김영구 의원이 3선가도를 독주하는 가운데 민주당에선 김창환 전의원·고광진(이상 신민계)·정재길(민주계)씨가 경합.
마포쪽도 뒤숭숭하다. 갑쪽엔 5선의 터줏대감 노승환 의원(민주당)에게 김청길 구 민주위원장과 김형문씨(국민운동협 사무총장)가 민주당 공천을 도전하고 있으며 민자당 박명환씨,공명민주당 이건화씨가 출전준비에 바쁘다.
이밖에 봉두완씨가 이곳과 용산쪽을 노려보고 있고 노재봉 전 총리의 진출설도 심심찮게 떠돌아 이들의 거취가 변수로 작용할 듯.
마포을의 경우 민자당은 현역 YS계 강신옥 의원에게 민정계의 박주천씨가 비온뒤 소독하기 등의 활동으로 집요하게 달려들고 있다.
○용산 야 지망생 북적
민주당쪽은 김현규 최고위원으로 거의 굳어진 가운데 김승목 전 의원과 「상쾌한 정치」를 내건 박영식씨(이기택 공동대표 비서실차장)가 공천경합중이다. 강신옥·김현규씨가 양당에서 공천받으면 경북고 동문끼리 외지에서 격돌하는 양상.
용산은 민자당이 서정화 의원으로 조용한 반면 민주당에선 한영애·설송웅·이태식씨가 경합중.
성동갑은 민주당 강금식 의원이 『유권자 40% 이상이 호남출신』을 내세우는 중에 서울대 학생회장·한국은행 출신의 최회원씨가 공천 경쟁.
13대 고배의 창피를 씻겠다는 민자당의 이세기 전 의원은 최근 하루 백집돌기를 강행해 발톱이 빠질 정도로 얼굴익히기에 혼신. 주부대학도 운영하는등 몹시 바쁘다.
성동을의 경우 민주당 조세형 의원과 민자당 공천경합자 심의석 지구위원장·설영주씨는 지난 13일 행당1동민 체육대회가 벌어진 덕수상고 운동장에서 각각 감사패·트로피·음료수 등을 들고 나타나 어색한 악수를 나눴다. 지역행사에서 얼굴마주치는 빈도가 점차 잦아지는데서 선거철 임박을 느낀다는게 3자의 소회.
오랜 야당생활을 한 김장곤씨도 준비중이란 소문.
성동병은 민자당의 4선 박용만 의원(YS계)에게 공화계 윤백현씨가 도전장을 낸 상태고 민주당에선 대사출신 최운상씨와 천주교 정의구현인권위장을 역임한 강수림 변호사가 공천경쟁. 민중당에선 유윤석씨가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거물은 종로로…”
성북갑은 민자쪽이 김정례 고문의 권토중래를 독려하는 것과는 달리 이철 의원과 김대중 대표 비서출신 설훈씨가 경합.
설씨측은 『이젠 거물이 됐으니 종로로 가시오』라며 이의원을 밀어내려 하고 있으나 이의원은 『무슨 소리』라며 펄쩍.
노원을도 어수선. 민자당에선 공화계 4선 김용채 의원에게 민정계 박은태씨(미주 산업대표) YS계 신두희씨(상계 의원장)가 도전하고 있고,민주당 임채정씨,민주당 합류를 거부한 전대열씨(한경 논설위원),민중당에 몸담았던 오세철씨(연대 교수),탤런트 출신 홍성우 전 의원이 출마채비 또는 탐색전을 펴고 있다.
서대문갑에서도 강성모 의원(민자)과 민주당 공천을 바라는 야당중진 김상현 전 의원,출판사 대표 김학민(학민사)·최병재(웅비사) 씨 등이 요즘 이골목 저언덕에서 마주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원외생활 20년 한을 기필코 풀겠다』는 김씨는 최근 중앙무대엔 일체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현장으로 스며들어 활동중.<허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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