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교수의열린유아교육] 아빠의 관심이 공부 잘하는 아이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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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중에 무엇이든지 잘 배우는 아이는 무엇보다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고 새로운 것이 궁금한 아이들이다. 거의 마른 스펀지 같아서 가르치는 대로 쭉 빨아들인다. 다른 아이들은 자기가 갖고 있는 정서적 문제나 잘못된 습관에 매달려 에너지를 쓰고 있는 동안 이 아이들은 새로운 내용을 파악하고 기억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학습 속도도 빠르고 정확하다. 따라서 이 두 부류의 아이들 간의 학습 격차는 자꾸만 벌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이 아이들을 호기심과 자신감이 충만하게 했을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기 때부터 부부가 화목한 집 아이들이 정서적 문제가 없어 그렇다고 한다. 집에서 사랑을 충분히 받은 아이들은 다른 곳에서 부족한 사랑과 관심을 왜곡된 방법으로 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아버지의 관심이다. 아버지가 아이들의 생활과 학습에 관심을 갖고 궁금해하며 "야, 대단한 일을 해냈구나"라고 인정해 주면 아이들은 신나서 새로운 것을 더 배워 아빠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아빠라는 존재가 사회규범이나 객관적인 지식을 대표한다고 아이들은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교의 학습 내용은 어려워서 가르칠 수 없지만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아버지가 아이의 공부에 적극 참여한다면, 그래서 올바른 학습태도가 형성된다면 가만히 놔둬도 커서 혼자 공부를 잘하게 된다.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원하는 가정이라면 아빠의 엄마 사랑, 아이 사랑이 그 시작이다.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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