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일부 교수 "총장 신임투표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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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고려대 일부 단과대학 교수가 이필상 총장이 제안한 신임투표를 집단 거부하고 나섰다.

문과대, 이과대, 정경대, 언론학부는 12일 각각 교수총회를 열고 "이 총장이 제안한 신임투표를 거부하고 총장직 자진사퇴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해 발표했다. 이 총장은 논문 표절 논란을 끝내기 위해 전체 교수 1200여 명을 상대로 자신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9일 제안했다.

문과대 교수들은 성명서에서 "연구 부정행위는 교수로서나 총장으로서 용납될 수 없는 도덕적 흠결 사항"이라며 "연구 윤리 문제는 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이번 사태는 이 총장의 사퇴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과대 교수들도 "법적 당위성 없는 신임투표의 철회를 요청하며, 이과대 교수들은 투표 불참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정경대학과 언론학부 교수들은 공동 발표한 성명에서 "문제가 된 총장의 논문들이 명백한 표절"이라며 "이 총장이 제안한 투표에 불참을 천명하고 총장직 자진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학본부 측은 일부 교수의 불참 선언에도 불구하고 13, 14일 신임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임투표가 일부만 참여하는 '반쪽 투표'가 될 경우 이 총장이 과반의 신임표를 얻는다 해도 표절 논란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재단도 이미 "투표 결과와 별도로 표절 여부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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