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익 KCC부사장 급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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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KCC(금강고려화학)가 최근 현대그룹을 사실상 인수했다고 선언하면서 정상영 명예회장의 둘째아들인 정몽익(41) KCC 부사장의 역할이 관심을 끌고 있다. 鄭부사장은 한진해운의 조수호 회장과 동서지간으로, 평소 해운업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KCC가 이번에 인수한 현대그룹의 알짜회사인 현대상선은 한진해운과 최대 경쟁업체다.

따라서 현대그룹 측에선 鄭부사장이 이번 주식 매입을 '진두지휘'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매입 과정을 알아본 결과 鄭명예회장이 인수를 총지휘했지만 鄭부사장도 '현대그룹 인수 TF팀'을 비공식적으로 운용하는 등 막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鄭부사장은 또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자녀.손자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30~40대 2.3세들과 자주 모임을 갖는데, 이번 주식 매입 때에도 이들에게 그 취지 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KCC 측은 지난 14일 '현대그룹 사실상 인수'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현대상선 지분도 샀다고 밝히는 등 현대상선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鄭부사장이 어떤 형태로든 현대상선의 경영에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가 됐으며,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지분 15.16%를 가진 1대주주라 현대상선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鄭부사장은 용산고.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원에서 국제재정학을 전공했다. KCC는 이와 관련,"鄭부사장은 회사 내부일에만 전념하고 있으며,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이번 일에는 관여하지 않아 왔다"고 해명했다.

김시래.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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