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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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 전시회에는 1910년대 초기작으로부터 70년대 말까지의 대표작 20점과 미공개작 80점등 1백여점이 내 걸린다.
대표작들은 호암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등에 소장되어있던 작품가운데 고른 것이며 미 공개작들은 유족들이 그 동안 광주 등지에서 수집해온 것들로 이번에 처음으로 대거 선보이는 것이다.
이번에 선보이는 미 공개작들은 현재 광주에서 건립이 추진중인 의재기념관에 소장될 예정이다.
허 화백은 명·청조의 정통적인 남종화에 뿌리를 두고 그 토양위에서 한국적인 수묵화의 경지를 이룩한 한국남종화의 마지막 대가였다.
그는 평생을 광주지방에서 살며 무등산을 비롯한 전라도 산수만을 그렸다. 남도의 온화한「비산비야」를 화폭에 담아 기교를 초월한 기품 있는 화풍을 떨쳤다.
진도에서 태어난 허 화백은 어려서 한문을 익힌 후 미산허형과 일본 남종화가 소실취운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는 청초의 중국 남종화가들의 화논에 심취, 평생이 원칙을 고수했다. 그의 작품에 자주 실린 화제 『부재고법부재오수 우부출 고법오수지외(고법에 있는 것은 아니고 내손에 있는 것도 아니며 또 그 밖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다)』 등은 바로 이 같은 그의 회화사상을 잘 나타내는 것이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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