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궤도에 오른 60년대부터 金옹은 "일본까지 건너온 문화재를 보면 내 처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문화재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모으기 시작한 미술품이 1천여점에 이르렀다.
金옹은 97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진주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국립진주박물관은 金옹의 기증품을 한 자리에 모아 2001년 11월부터 그의 호 '두암(斗庵)'을 딴 상설 기증전시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기증품 중에는 시가 80억원에 달한다는 국보급 '소상팔경도(瀟湘八景圖)'를 비롯, 고려시대 청자상감국화문편호(靑磁象嵌菊花文篇壺), 백자철화죽문죽절형병(白磁鐵畵竹文竹節形甁) 등 도자기.그림.글씨.목가구 등 명품이 포함돼 있다.
金옹은 평소 "도굴꾼들과 몰상식한 문화재 장사꾼들이 일본에 팔아 먹은 우리 문화재를 회수했다고 생각하니 기증품에 더욱 애착이 가더라"며 "외국 유명 박물관 등에 있는 우리 문화재들이 더 많이 고국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족은 박상순 여사와 4남1녀. 빈소는 일본 효고(兵庫)현 히메지(姬路)시에 있는 金옹의 자택에 마련됐으며, 국립진주박물관에도 분향소가 차려졌다. 발인은 11일 오전 10시. 055-742-5951.
홍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