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겨울학기」뜨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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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오랜 학내분규로 사상처음인 대량유급사태까지 빚었던 세종대가 때아닌 한겨울 면학열기로 뜨겁다.
2학기말 학사 일정이 끝난 뒤 지난 14일부터 겨울계절학기가 시작되면서 전체학생수의 절반이 넘는 2천3백76명이 수강신청을 해 연일 높은 수강 률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겨울계절학기에 전체학생수의 절반이 넘는 인원이 수강하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세종대가 당초 겨울계절학기 개설을 결정한 것은 지난해 세종대사태로 유급 한2천7백89명중 1백96명의 4학년 유급 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막상 학기개설이 발표되자 1학기 때 못 딴 학점을 미리 취득하려는 1,2,3학년 학생들의 수강요구가 잇따라 전학년 수강허용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따라 교양과목을 중심으로 모두 21개 과목이 개설된 계절학기강좌에는 1학년 7백31명,2학년 6백58명,3학년 6백58명,4학년3백56명이 신청했다.
14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4주간의 계절학기에는 최고6학점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1학점 당 1주일에 4시간씩 수강할 수 있다. 수강료는 1학점에 1만원.
이처럼 1,2,3학년생들까지 대거 수강신청을 해오자 학교측은 정상학기 수업에 준하는 강좌운영으로 학생들의 의욕에 호응하고있다.「현대경제의 제 문제」「정치와 경제」등 6학점을 수강하고있는 김정은양(22·경제3)은『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6시간씩 수업을 듣고있다』며『방학중인 친구들을 만날 여유도 없이 바삐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사회학의 이해」수강을 신청한 이 모양(21·2부 회계3) 은 『강의시간이 오후 늦은 시간이라 난방시설이 가동되지 않아 쌀쌀한 날씨에 고생은 되지만 계절학기를 보람 있는 시간으로 보내고싶다』고 했다.
계절학기를 들어 남은 학 점수를 줄이려는 학생들도 상당수.
4학년 학생들의 경우 졸업에 필요한 1백4O학점에서6학점 미만이 모자라는 경우 수업료만 내면 된다는 학칙에 따라 계절학기를 듣는 경우도 있다.
주정지 세종대교무부장(50)은『겨울철에 수강하는 학생들의 열의만큼 충분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여건이 아쉽다』면서도 『지난해학내분규로 빚어진 어려움을 딛고 겨울철 계절학기에 학생들이 90%에 가까운 높은 출석률을 보이고 있다』고 대견해했다.
학내분규와 대량유급사태로 이미지를 흐렸던 세종대가 이번 겨울계절학기의 성공적인 운영을 계기로 정상화의 길로 확실히 들어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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