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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청소년 결핵 환자 왜 늘어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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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고등학생들이 결핵에 집단 감염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 들어 전국 5개 고등학교에서 수십 명이 결핵에 걸렸다. 학생들이 대표적인 '후진국 병'으로 알려진 결핵에 감염되는 이유와 예방법 등을 공부한다.

◆결핵의 전파 경로=결핵은 결핵균(마이코박테리아)의 감염으로 발병하는 제3군 법정전염병(몸에 미치는 위험성의 정도에 따라 1~4군으로 나뉨)이다. 제3군 법정전염병은 간헐적으로 유행할 가능성이 있어 감시와 방역 대책이 필요한 전염병이다. 병원은 환자가 생기면 보건복지부에 신고해야 한다.

대부분 폐에 걸리기 쉬우나 뇌.척추.관절.생식기 등 몸 전체 부위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증세는 감기와 비슷해 기침과 가래.미열.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진단은 주로 가슴 X선 촬영이나 가래 검사로 한다.

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예컨대 결핵 환자가 말하거나 기침할 때 결핵균이 섞인 미세한 침방울이 튀게 된다. 침방울은 몸 밖으로 나오자마자 수분은 증발하지만 균은 남아 공중을 떠돌아다닌다. 그러다 사람들이 호흡할 때 공기와 함께 폐 속으로 들어가 전염되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이나 교사들 가운데 한 명만 걸려도 공기를 통해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결핵균에 감염된다고 모두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몸의 면역력이 약할 때 발병하기 때문이다.

◆OECD 가운데 발병률 최고=우리나라는 1950년대에 해마다 130여만 명의 결핵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4만여 명이 사망했다. 결핵 환자는 경제가 발전하며 계속 감소하다가 2000년(1만9692명) 이후 다시 느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에 새로 감염된 환자는 3만5269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73명꼴이다. 미국의 17.4배, 일본의 2.8배에 이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미국을 포함해 선진국의 결핵 발생률은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높게 나타나는데, 우리의 경우 지난해 20대 환자가 전체의 19.4%(6827명)를 차지해 다른 연령대보다 많았다.

◆젊은층 환자가 느는 이유=보건복지부 분석에 따르면 고등학생을 포함해 청소년층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와 다이어트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져 그렇다. 영유아기에 맞은 결핵예방주사(BCG)의 면역 효과가 10대 후반에는 없어지는 것도 한 원인이다. 20대의 경우 PC방과 노래방 등 밀폐된 장소를 많이 이용해 감염 빈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와 예방=결핵에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 꾸준히 운동하고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손도 자주 씻어야 하는데, 환자의 침이 묻은 물건을 접촉한 손으로 코를 만지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 공기도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 밀폐된 공간에선 집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은 약물로 치료된다. 6개월 동안 거르지 말고 복용해야 한다. 약을 2주 정도 먹으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고, 한 달 뒤엔 균의 90%가 사라진다.

◆결핵 퇴치에 쓰이는 크리스마스 실=결핵은 국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봐도 무방하다. 열악한 주거 환경이나 영양 부족, 건강 악화 등 상태에서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엔 결핵약에 내성을 지닌 결핵균이 확산되고 있지만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대다수는 결핵에 무관심하다. 예컨대 결핵 퇴치 사업비용의 30%를 차지하는 크리스마스 실 판매가 결핵에 대한 인식 부족과 e-메일의 보편화로 급격히 줄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핵 퇴치를 위해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난 9월 '결핵 퇴치 2030 계획'을 세우고 2030년까지 결핵을 완치할 방침이다.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17억 명이 결핵환자다. 해마다 880만 명의 결핵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이 가운데 175만 명이 죽는다. WHO는 '21세기는 전염병의 시대'라고 규정한다. 전문가들도 14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몰살시켰던 흑사병 재앙이 21세기에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근엔 조류인플루엔자(AI)를 포함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에이즈 등 신종 전염병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장욱 기자

◆생각키우기

①결핵균은 어떻게 전파되나요?

②결핵을 '후진국 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③전염병은 1~4군으로 나뉘는데,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나요?

④우리나라에서 유독 젊은층이 결핵에 많이 걸리는 원인은 무엇인가요?

⑤전화와 e-메일 등으로 안부를 묻는 시대에 해마다 크리스마스 실을 사야 하는 학생들과 구매를 독려해야 하는 교사들 모두 어려움이 있습니다. 실 판매를 활성화하려면 시대 변화에 맞게 활용성이 있는 실을 만들어야 하는데, 개선책을 들어보세요.

☞올해 크리스마스 실의 소재는 독도입니다. 내년 소재는 어떤 게 좋을지 직접 도안하세요.

⑥결핵은 몸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하기 쉽습니다. 내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 실천하세요.

⑦결핵 예방과 퇴치를 위한 포스터를 신문을 활용해 만드세요.

⑧결핵 퇴치 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대안을 내보세요.

⑨급우가 결핵에 걸린 뒤 치료를 받아 감염성이 없어졌는데도 다른 친구들이 여전히 접촉을 피할 경우 친구들을 1분 동안 설득해 보세요.

⑩결핵의 전염을 막기 위해 강제 격리 치료를 할 경우 인권 침해 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전염병 환자의 강제 격리 치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800자로 정리하세요.

※참고하세요=2006년 3월 24일자 14면(결핵 발병 20~30대가 가장 많아), 11월 15일자 10면(청소년 결핵 집단 감염 속출),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go.kr)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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