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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 부상 투혼 코리아텐더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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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종료를 알리는 버저 소리, 그리고 LG 박규현이 던진 마지막 슛. SBS-TV의 중계화면으로 봐서는 볼이 박규현의 손을 떠나는 순간 0초4 정도 시간이 남은 듯했다. 골인가, 골이 아닌가. LG의 김태환 감독이 펄펄 뛰었지만 조영기.최한철.김대영 등 세명의 심판 모두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코리아텐더의 90-89, 한점차 승리였다.

프로농구 코리아텐더는 4일 부산 홈경기에서 LG를 물리침으로써 5연패 후 시즌 첫 승을 올렸고, 새 사령탑 추일승 감독은 프로 데뷔 첫 승, 현주엽은 상무 제대 후 첫 승을 기록했다.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LG는 제소할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상 재경기는 이뤄질 수 없고, 심판이 기록지에 서명한 이후에는 경기 결과도 달라지지 않는다.

판정 시비만 아니었다면 현주엽이 가장 많은 축하를 받았을 것이다. 무릎이 완전치 않은 현주엽(23득점.6어시스트)은 연장 포함, 42분 동안 코트를 누비며 투혼을 불살랐다. 연장 종료 직전 골밑으로 파고드는 진경석에게 송곳 같은 패스를 꽂아넣어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는 장면은 특급 포인트 가드를 연상시켰다. "언젠가 포인트 가드를 맡아 보겠다"던 휘문고 졸업반 시절의 현주엽을 연상케 했다.

가장 빛나는 장면은 연장 종료 35초 전에 나왔다. 현주엽은 86-87로 뒤진 가운데 LG의 패스를 끊어 질풍 같이 드리블, 레이업슛으로 88-87로 역전시켰다. LG에 유리하게 돌아가던 분위기가 일순간 코리아텐더 쪽으로 기울었다.

부산=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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