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노랗네, 사과처럼 깎아요"…1인 가구 노린 '소형 수박'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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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소비 성향이 바뀌면서 맞춤형 농산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반 수박보다 크기가 훨씬 작은 것과 속이 붉은색이 아닌 노란 수박 등이 대표적이다.

 최재구 충남 예산군수(오른쪽 둘째)가 지난 13일 신양면 애플수박 농장을 찾아 수박을 직접 잘라보고 있다. [사진 예산군]

최재구 충남 예산군수(오른쪽 둘째)가 지난 13일 신양면 애플수박 농장을 찾아 수박을 직접 잘라보고 있다. [사진 예산군]

17일 충남 예산군에 따르면 지난 13일 신양면 서계양리 수박 재배단지에서 애플수박 5000여 통과 속노란 소형수박이 올해 처음으로 출하됐다. 두 종류 수박은 농가별로 순번을 정해 8월 말까지 출하한다. 특정 시기에 상품이 홍수 출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애플수박은 일반 수박의 4분의 1 크기로 무게는 900g에서 1.5㎏ 정도 된다. 올해 새롭게 재배한 속노란 소형수박은 무게가 2㎏가량으로 운반이 쉽다. 일반 수박은 작은 건 7~8㎏, 큰 건 무게가 10㎏이나 돼 어린아이는 들지 못할 정도다.

당도 높고 아삭한 식감…사과·배처럼 깎아 먹어

예산에서 출하한 소형 애플수박과 속노란 소형수박은 당도가 11브릭스(Brix)로 높고 식감이 아삭한 게 특징이다. 껍질이 사과나 배처럼 칼로 깎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얇아 음식물 쓰레기 배출이 어려운 도시민에게 안성맞춤이다. 크기가 더 작은 에플수박은 스무디와 주스용으로 인기다.

애플수박은 1주당 3줄기를 재배하며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5통씩 수확이 가능하다. 모종을 심고 출하하는 데까지 보통 90~100일 정도 걸린다. 속노란 소형수박은 1주당 2~3통 정도를 수확하는 데 비닐하우스 1동당 650만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이는 일반 수박 대비 소득이 30%가량 높은 수준이다.
예산군은 소형수박을 2기작으로 출하하기 위해 신양면 애플수박 작목반 10개 농가를 중심으로 애플수박 60동, 속노란 소형수박 20동 등 40㏊ 규모 시범 재배단지를 조성했다.

최재구 충남 예산군수(왼쪽 둘째)가 지난 13일 신양면 애플수박 농장을 찾아 출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예산군]

최재구 충남 예산군수(왼쪽 둘째)가 지난 13일 신양면 애플수박 농장을 찾아 출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예산군]

예산 10개 농가 재배…계약재배로 대형마트 납품

이후 적절한 비배관리(거름을 잘 뿌려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관리 방법)와 관수방법, 착과 후 관리 방법 등 고품질 애플수박을 재배할 수 있도록 농가를 지원했다. 예산 신양면에서 출하하는 애플수박은 계약재배 방식으로 전국의 대형마트에 납품된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는 소비자 맞춤형 미니수박 재배법을 개선, 2기작 작부체계(작물 종류별 재배 순서)를 완성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매뉴얼을 추가로 개발하고 재배 환경 개선 등을 통해 명품수박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13일 첫 출하된 충남 예산군 신양면의 애플수박과 속노란 소형수박. [사진 예산군]

지난 13일 첫 출하된 충남 예산군 신양면의 애플수박과 속노란 소형수박. [사진 예산군]

예산군 신양애플작목반 김동하 총무는 “소형수박은 일반 수박과 재배방식이 다르지만, 10여년간 축적된 기술로 품질이 향상됐다”며 “소득이 안정적이라 최근 들어 농민들이 애플수박 재배 하우스 규모를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애플수박, 2014년 경북 문경 처음 재배…전국 확산

한편 애플수박은 2014년 경북 문경에 있는 한 농가에서 처음 재배된 뒤 전국에 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애플수박을 반으로 갈라 속에 있는 과육을 퍼낸 뒤 다시 수박 통에 넣고 사이다나 우유를 부어서 먹는 방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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