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절' 차남에도 "상속재산 나눠줘라"…조석래 회장 마지막 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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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서울 효성그룹의 마포구 본사에서 열린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영결식에 효성 임직원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 효성그룹

지난달 2일 서울 효성그룹의 마포구 본사에서 열린 고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영결식에 효성 임직원들이 참석해 있다. 사진 효성그룹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형제의 난’을 이어온 세 아들에게 화해를 당부하고, 의절 상태인 차남에게도 유류분 이상의 재산을 물려준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별세한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대형 로펌 변호사 입회 하에 유언장을 작성해 세 아들에게 형제간 우애와 가족의 화합을 당부했다. 유언장에는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天倫)”이라며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형제간 우애를 지켜달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조 명예회장은 의절 상태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도 주요 계열사 주식 등으로 유류분을 웃도는 재산을 물려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류분은 고인 의사와 상관없이 법에 따라 유족이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유산 비율을 말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오른쪽)과 조현상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발인식에서 슬픔에 잠겨 있다. 뉴스1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오른쪽)과 조현상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지난달 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발인식에서 슬픔에 잠겨 있다. 뉴스1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7월 형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했다. 이에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2017년 맞고소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조 명예회장 별세 당시에도 조 전 부사장은 유족 명단에 이름이 오르지 않았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빈소에서 5분여간 짧게 조문한 뒤 자리를 떠났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밀려난 뒤 회사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최근 재계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조 명예회장의 유산에 대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아버지로서 결국엔 아들을 품어준 것으로 해석된다”며 “유언장에서 화합을 강조한 만큼 또 소송전이 벌어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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