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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집 배달 비닐랩 대신 뚜껑이 '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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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씌우지말고 뚜껑으로 배달해주세요"

서울 봉천동 중식당 우성각에 배달을 주문하는 고객들의 빠지지 않는 주문이다. 이 식당에서는 비닐랩 대신 뚜껑을 덮어 배달한 지 석달이 지났다. 이젠 손님들이 먼저 비닐랩 대신 뚜껑을 요구한다. 뚜껑을 사용한 것은 국물이 있는 음식은 랩을 뜯을 때 지저분하다는 지적이 많았고, 랩을 구입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였다. 랩을 사용할 때는 비용이 월 평균 40만원이 들었지만 뚜껑을 쓴 이후 15만원 정도로 줄었다.

최근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음식을 배달할 때 랩 대신 뚜껑을 사용하는 중국집들이 늘고 있다. 이에따라 중국집 전문 뚜껑 제조업체까지 생겨나고 있다. 중국집용 뚜껑을 전문으로 만드는 서초동의 서도양행은 1년 만에 강남의 12개 중식당에 뚜껑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 이무형 영업팀장은 "처음에는 중국집에 웬 뚜껑이냐고 했던 식당들이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추가 주문을 한다"며 "매출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집 중에는 비닐랩 대신 깔끔한 뚜껑의 장점을 내세워 적극 홍보하는 곳도 있다. 서초동 귀빈의 이춘원 사장은 "일회용 랩대신 뚜껑을 사용한다는 전단지를 돌렸더니 반응이 좋다"며 "실제로 배달을 받은 손님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중국집 배달음식에서 랩이 사라지고 뚜껑이 유행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편리성이다. 국물이 묻어 있는 랩을 손으로 벗기지 않아도 된다. 또 중국집 입장에선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우성각 표태용 사장은 "음식을 포장할 때 랩으로 3번 정도 감쌌는데 뚜껑을 사용하면 일손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용 절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뚜껑은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번 구입하면 추가 비용이 적게 든다. 뚜껑은 비닐랩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중국집에서 배달 음식의 포장에 사용하는 염화비닐수지(PVC) 랩에는 가정용(폴리에틸렌.PE)과 달리 가소제라는 첨가물이 들어간다. 하지만 가소제는 식품에 묻어날 수 있어 위생상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서도양행 이 영업팀장은 "뚜껑은 비닐랩에 비해 편리하고 안전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중국집들이 사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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