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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북 금수품목 확대…아이팟 등 전자제품 추가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개인 취향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을 통해 김 위원장이 즐기는 사치품 판매를 금지한 바 있는 미국 정부가 이번에는 미국 애플사의 MP3플레이어(MP3P)인 아이팟과 PDP TV, 세그웨이 전동 스쿠터 등의 대북 수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AP통신이 28일(현지시간) 입수한 미국의 대북 수출 금지 품목 목록은 코냑, 시가(엽궐련), 롤렉스시계, 고급 차,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 제트스키 등의 대북 금수를 명령한 안보리 결의안 1718호의 범위를 뛰어넘는다.

미국은 기존 사치품 금수 품목에 아이팟과 PDP TV 등 첨단 전자제품과 스포츠 용품을 추가했다. 사치품과 첨단 전자제품 애용가인 김 위원장은 또한 농구광으로도 알려져 있다. 메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이 2000년 10월 방북 당시 김 위원장에게 마이클 조단의 친필 서명이 들어 있는 농구공을 선물했을 정도.

이번 결정에 따라 북한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은 이들 품목의 선적이 전면 금지된다.

이에 대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절 대북 무역 제재를 담당했던 전 상무부 고위 관리 윌리엄 라인쉬는 새로운 개념의 제재 방식이라며 매우 창의적이라고 평가했다.

라인쉬는 하지만 미 정부가 암시장의 존재를 간과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다. 이와 관련, 라인쉬는 이들 제품을 불법적으로 입수, 판매하는 사람들이 과거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암시장의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암시장을 통한 북한으로의 금수품 유입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또 아이팟과 노트북 컴퓨터 등 소형 전자제품의 경우, 추적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어디든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다며 이들 품목의 대북 금수 조치 역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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