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혁 암투 속 강택민 체제로 포장할 듯|사회

<홍콩=전택원특파원>중국공산당 제13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7중 전회)가 오는 24일부터 열릴 전망이다.
북경아시안게임 직후인 지난 10월 개최예정이던 7중 전회가 연기되어온 것은 지난해 6·4천안문사태의 여파를 정리하고 20세기의 마지막 10년에 관한 정책노선을 마련하는데 있어 그만큼 보수·개혁 양파간의 대립이 날카로웠음을 말해준다.
6·4사태이후 잇따라 열린 제13기 4중 전회가 영도핵심문제의 해결, 5중 전회가 경제조정문제, 6중 전회가 당과 군중 관계 문제로 요약된다면 7중 전회는 발전전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정리한다.
등소평으로 대표되는 혁명 제1세대는 20세기의 마지막 10년 기간 중 역사상 족적을 다할 것이 명백한 일인만큼 7중 전회는 어느 대회 이상의 중요성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의 개최가 있기까지의 경과와 전망을 중심으로 최근의 중국 정세를 정치·경제분야로 나누어 살펴본다. 【편집자주】
북경 아시안게임이 끝난 이후 북경시의 유입인구가 최근 1백만 명을 돌파했다.
대회기간 중 정부의 통제와 지도가 없어지자 각지에서 생계를 위해 다시 북경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기간 중 하루 6만 명이던 북경 역의 왕래 객이 20만 명으로 급격히 늘어났으며 식당과 상인들의 수입이 좋아진 반면 북경의 대중교통, 식량 및 부식 공급, 난방 등이 커다란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의도와 민중의 흐름이 엇갈리는 현상은 천안문사태이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곳곳에서 나타나고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최근 북경 대에서는 상급생들이 하급생들을 상대로 은밀하게 「의식화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6·4사태이후 신입생들이 군사시설에 수용돼 1년간 교육을 받고 복교하자 상급생들이 이들에게 주입된 「해독」을 제거하러 나선 것이다.
천안문사태를 정부에 의해「반혁명 반란」으로 교육받은 하급생들이 『마치 외국인처럼 보였다』는 상급생들은 이들의 재교육에 책임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당과 군내에서도 파벌간 대립이 심각하며 요인을 대상으로 한 「24시간 도청」과 함께 감시·우편검열 등이 철저하게 실시되고 있다고 북경소식통들이 전하고 있다.
경제발전이 지역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지방간 시장과 원료쟁탈을 중심으로 한 대립문제도 만만치 않다.
『지금 중국은 20여개의 독립왕국(성 단위)과 2천여개의 소 왕국으로 나뉘어 있다』는 중국경제신문의 표현그대로 물가 및 시장쟁탈을 둘러싸고 「맥주전쟁」「알루미늄전쟁」 「면화전쟁」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개혁·개방의 진행과 함께 중국 역시 도덕적 상실과 배금주의 풍조가 문제로 등장하고있다.
중국의 문맹인구는 공식적으로 2억3천만명이다. 지구상 문맹자 4명에 1명은 중국인이라는 통계비교가 보여주듯 최근 들어 연간 2백만명씩 문맹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배금주의에 의한 교육경시 풍조 때문으로 『과거의 고질을 고치기도 전에 새로운 문제가 추가됐다』는 탄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결한 사회주의 국가」라는 과거의 평가와 동떨어지게 창녀·매춘 등 이른바 「6해」 문제로 중국정부는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미 중국식「범죄와의 전쟁」을 추진중인 북경당국은 그 동안 8만6천여명을 매춘행위로 검거했지만 범죄는 확산 일로에 있다.
이 같은 성범죄의 확대는 성과 결혼관의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상해지역의 한 조사에서 남자대학생의 85%, 여자대학생의 40%가 혼전 성 관계에 대해 「처벌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련시의 미혼모관계조사는 이 같은 추세가 단순히 이론에 머물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85년까지 거의 문제시되지 않았던 미혼모 수는 89년에 88년의 2배로 급증, 85년에 비해서는 12배가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병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22만건의 성병발생이 보고됐다.
이밖에도 연간 9천2백만명씩 배출되는 신규 노동력의 흡수문제와 함께 실업증가도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6·4사태이후 중국정부가 보수노선을 취함에 따라 18개월 동안 3백만개의 사기업이 문을 닫아 정부의 통제와 지시가 가중될수록 민생이 위축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