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생 시인의 첫 시집에서 읽는 MZ세대의 마음[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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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 마음

일종 마음

일종의 마음
이제야 지음
시인동네

1987년생, 2012년에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이다. 시마다, 시집마다, 시인마다, 독자 입장에서는 접근법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제야 시인의 시집은 가령 MZ 세대를 대하는 마음으로 다가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시집 제목이 시사하듯, 시집은 '마음'에 관한 시집이기는 할 텐데, 그 마음을 두고 '일종의' 마음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와 달리 '일종의'라는 관형어는 요즘, 표준에 미달하거나 혹은 반대로 초과해서 넘어서는 사태를 가리키곤 하는 것 같다. 그럴 때 내면의 미묘한 '일종의'를 타인이 알아채는 건 쉽지 않다.

독자는 우회로를 택할 수밖에 없다. 의미를 확정 짓겠다고 덤비지 말고, 눈앞의 배치에 대해 유연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를 과장해서 'MZ 세대 따라잡기'라고 하자.

 이런 전제에 동의한 다음 시인 특유의 상징어(구름, 창문, 그림자, 틈, 이런 것들이겠다)들을 익히고 나면 참신한 표현들이 눈에 들어온다.
 '접은 말들'은 끝난 사랑을 되살려보려는, "말린 꽃을 피워"보려는 마음에 관한 시다. 시인은 "꽃을 말리는 것은/ 지나가 버릴 것들과 지나가지 않은 것에 대한 그 중간쯤의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렇겠구나, 동의하게 된다.

일종의 마음

일종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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