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전사자회사 설립 열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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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은행들이 최근 들어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전산 자회사 설립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은행 전산업무의 효율을 높여 인력을 절감하고 고객들에게「첨단」금융서비스를 제공,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각 은행들이 앞다투어 설치하고 있는 3백65일 코너의 ATM(현금 자동 입·출금 기) 등이 금융 전산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제 은행업무는 예금을 받고 돈을 빌려주는데서 끝나서는 결코 안 된다는 것이다.
전산자회사 설립의 선발주자는 한일은행으로, 작년 4욀 국내 최초로 자본금 5억 원의 한일은 시스템을 세웠다.
이어 작년6월 상업은행이 상은 시스템 개발을 설립했고 지난5월 제일은행의 일은 시스템 9월 서울신탁은행의 서울 시스템과 조흥은행의 조흥 시스템이 잇따라 설립됐다.
5개 시중은행 모두가 전산 자회사를 갖게 된 것인데 은행내의 전산 부와는 별도로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전문인력을 확보, 은행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전산자회사는 아직 인원이 한 회사에 30여명에 불과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초보단계지만 각 은행들은 앞으로 은행의 서비스 경쟁은 은행업무의 전산화에 성패가 달려 있다는 생각에 서로 뒤질세라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계 시티은행이 최근 소비자 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것도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전세계를 연결하는 독자적인 전산망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들이 뒤늦게나마 전산자회사 설립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세계 금융계의 흐름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앞으로 다른 은행들도 5대 시중 은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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