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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회 맞는 능률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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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1973년 7월 서울 조선호텔에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인 88명이 모였다.'73년 하반기 경영 전망과 기업경영 대책'에 관한 고려대 경제학과 조동필(2001년 작고) 교수의 강연을 듣는 자리였다. 이렇게 시작한 한국능률협회(KMA)의 '최고경영자 조찬회'가 24일로 400회를 맞는다. 이 월례 모임은 34년간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79년 12.12 사태 직후 회합이 일절 금지된 비상계엄 시절에도 협회는 서슬퍼런 계엄사령부를 설득해 행사를 강행했다. 평균 400명이 참석했으니까 연인원 16만명 가까이가 그동안 강연을 들은 셈이다. 이런 조찬 모임이 유익하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한국생산성본부.한국표준협회.전국경제인연합회 같은 곳들이 앞다퉈 비슷한 행사를 만들었다. KMA의 조가영 연구원은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경영 정보를 갈구한 CEO들의 지적 욕구, 새벽부터 움직이고 사람 사귀기 좋아하는 한국인의 근면함이 맞아 떨어져 조찬 강연회라는 만남의 장이 장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MA의 CEO 조찬회엔 국내외 유명 지도층 인사 700여 명이 강연자로 나섰다. 강영훈.황인성.김종필.이해찬씨 등 역대 국무총리를 비롯해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가 137차례 연단에 섰다. 교수(114회)와 국내 기업인(87회), 해외 기업인(27회), 경제연구소장(17회) 등도 단골 연사들. 최다 강연자는 이기택 연세대 명예교수(정치학)로 25회나 초청받았다. 이어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박승 중앙대 명예교수가 20회, 차동세 LG경영개발원장이 16회,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김동기 고려대 석좌 교수가 각각 14회 강연했다. 외국에선 잭 웰치 전 GE 회장, 알렉산더 킹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국장 등이 방한해 특강을 했다.

77년 9월 제 50회 강연자로 초청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한국의 경제발전은 바로 여러분 같은 부지런한 경영자들이 이끈다"며 CEO의 덕목으로 근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네 번 강연했다. .

KMA는 CEO 조찬회 400회를 맞는 24일 오전 7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2007년 한국호 어디로 갈 것인가'를 주제로 문정인 연세대 교수, 박승 중앙대 명예교수, 이상우 한림대 총장을 초청해 기념 토론회를 연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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