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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Review] 동북공정 대응책 ? 여기에 답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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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조선상고사

신채호 지음

박기봉 옮김, 비봉출판사, 595쪽, 2만2000

책을 들추면 역사와 만난다. 중국 측이 동북공정을 통해 그렇게 감추고 싶어하는 고구려 백제 신라가 거기 있다. 김부식을 필두로 우리나라 사대주의자와 식민사관에 젖은 사학자들에 의해 비뚤어지고 쪼그라들었던 우리 고대사가 고스란히 살아있다.

천재 사학자 단재 신채호(申采浩.1880~1936)는 첫머리부터 묻는다. '역사란 무엇인가' 여기서 그 유명한 '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다'구절을 확인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사를 연구하는 일은 그야말로 투쟁이었을 터였다. 그런 투쟁을 겪어내며 쓴 조선상고사는 최초의 한민족 역사, '국사'로 불린다. 이때의 '국사'는 보통명사가 아니라 한국사만을 특별하게 가리키는 고유명사다.

너무나 유명한 이 책을 지금에야 다시 한글로 옮긴 데는 이유가 있다. 30년 출판업으로 '글발'을 닦고서야 역자인 비봉출판사 박기봉 대표는 간신히 단재의 글을 현대말로 옮겨놓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반박하는 논리는 이미 70여 년 전 단재 선생이 다 해 놓았다"며 "그런 그의 책을 한글 세대가 읽을 수 있도록 풀어놓지 않은 것은 국사학자들의 일종의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1931년 조선일보에 연재했고, 1948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한편 한편 보듬고 써내려간 기록이 아니라, 옥중에서 단숨에 토해낸 글이다. 고대에서부터 자기 것을 부풀리고 남의 것을 깎아내린 중국의 사학자들, 그에 부화뇌동해 역사를 망쳐놓은 사대주의자들에게 던지는 통렬한 질타가 담겨있다. 서책에 대한 내공이 있고, 고금과 동서를 넘나드는 역사 유희를 즐기며, 민족의 기개를 느껴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한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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