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납치문제 해결 못한 日, 10월 워싱턴서 "종전선언 이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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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지난 6일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앞서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일본 정부의 입장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운데),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3국 북핵대표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3자 협의를 하면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운데),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 등 한미일 3국 북핵대표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3자 협의를 하면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연합뉴스]

교도통신은 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지난달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일 3국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권 출범 후 처음 열린 이날 3국 수석대표 회동에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후나코시 국장이 참석했다.

교도통신은 회동에서 노 본부장이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 내용을 토대로 종전선언의 유용성을 거듭 설명했으며, 후나코시 국장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되풀이하는 것을 들면서 종전선언 추진은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성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찬반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아 종전선언을 둘러싼 한·미·일 사이의 온도 차가 드러났다는 취지다.

일본이 종전선언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건 '납치 문제' 때문이라는 게 교도통신의 분석이다. 기시다 정권은 종전선언으로 인해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미해결 상태로 방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전쟁 당사국이 아닌 일본은 납치 문제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 '융화'(融和) 분위기만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는 물론 핵 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강조하며 한반도 현안에서 '비핵화 우선'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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