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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앞에 뭉친 동포애로「대 화합」꽃피우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우리겨레는 5천년 역사를 통해 밖으로 수많은 외침과 안으로는 숱한 병마와 기근이 끊이지 않고 몰아쳤지만 선 조들은 그때마다 힘을 모아 슬기롭게 재난을 물리쳐 왔다. 강인한 생명력과 나라 사랑의 굳은 마음이 그것을 가능케 했던 것이다.
오늘 다시 뜻하지 않은 폭우가 쏟아져 서울과 중부권전역이 일시에 물바다가 돼 많은 사상자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해서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라안 어느 한 곳이라도 소중하기는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4천만 국민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은 참으로 중요한 국가의 심장부와 다름없겠기에 우리 국민은 이 어려운 국면을 맞아 무작정 걱정만 하고 발만 구르고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냉 정을 되찾아 겨레 사랑의 높은 뜻을 한곳에 모아 이 세기적 재난 극복에 만전을 기해야 될 것이다.
지위의 고하, 있고 없음의 차이를 떠나 자발적·능동적으로 재난 극복의 의지를 불태우고 물질적·정신적인 희생을 아끼지 않을 때 우리는 이번 수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또 다같이 공존 공영할 수 있는 길도 활짝 열릴 것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산업사회의 과도기적 현상으로 나라 안팎이 매우 복잡하고 어수선했던 것도 사실이나 위기는 기회다라는 말을 되새겨 볼 때 우리는 오늘의 커다란 국가적 재난을 일과성의 재난으로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동안 우리사회를 병들게 했던 여러 요인들 즉, 상호불신풍조, 황금만능사상, 부도덕한 퇴폐풍조 등을 모두 한데 모아 저 범람하는 한강 물 속에 내던져 버리는 일대 전기를 찾음이 옳지 않을까 한다.
상부 상조의 미풍 양속이 살아 있었고 삼천리 가는 곳마다 인정의 꽃이 피고 의리의 향기가 드높았던 우리 겨레 본래의 얼굴로 되돌아가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재난을 극복해 나가면서 민족단결의 전기를 마련하자.
서중석<전남 장성군 장성읍 청운동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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