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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건강관리 대화통한 마음안정이 우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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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고교생들의 개학과 함께 입시가 1백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방학 때와는 달리 학교라는 경쟁의 현장으로 복귀한 중3·고3학생들은 입시를 앞두고 중압감에 더욱 시달리게 됐다.
특히 방학을 성공적으로 보내지 못한 학생들은 자책감과 함께 불안·초조감으로 남은 입시준비기간을 자칫 망쳐버릴 수가 있다.
전문가들은 입시에 임박해서보다는 지금부터 시간적 여유를 두고 수험생들의 정신·신체건강을 돌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정신건강=중3·고3학생들은 사춘기 혹은 사춘기를 막 벗어난, 정신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못한 연령층이다.
따라서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크나큰 정신적 타격을 입기 쉽다.
특히 대학입시는 우리사회에서 개인의 장래와 관련, 큰 비중을 차지하고있기 때문에 커다란 스트레스가 된다.
입시스트레스는 보통의 수험생들에게는 간헐적인 불안감 정도를 유발하고 있지만 정도가 심해짐에 따라 만성적인 우울증, 자살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한림대의대 석재호 교수(신경정신과)는『입시라는 중압감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의 경우 학습에서의 자신감 상실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며『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주위사람의 도움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자살까지 이르지는 않더라도 학습의욕 저하·우울증 등은 많은 수험생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데 이때도 부모 등 가족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석 교수는『수험생의 말수가 갑자기 줄어든다든지 잠을 못 자고 안절부절못할 때는 정신적 갈등이 큰 증거』라며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것이 최상의 해결책』이라고 충고했다.
대화는 수험생에게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고 어느 정도 말문이 열리면 다소 수준 높은 철학적 차원의 인생얘기도 무방하다.
『막상 이곳(이 세상)을 떠난다니 마음이 가볍다…』로 시작, 『매일 가족들과 마주치지만 오가는 대화가 없었다』로 계속되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해 사살한 한 고3학생의 얘기는 수험생의 정신건강유지에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증하고 있다.
◇소화물량·만성피로·시력감퇴=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에게서 가장 흔히 목격할 수 있는 것이 소화불량. 식사시간만이라도 시험을 잊도록 하고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챙겨주는 것이 소화불량을 줄일 수 있다.
잠이 부족하고 항상 시간에 좇기는 생활에 젖어있는 입시생 들에게 뒤따르는 만성피로는 적절한 체조 등 운동과 휴식 등으로 풀도록 해야한다.
특히 피로가 지나치게 누적됐을 경우는 적절한 수면 등을 권유, 간염이나 만성 위장병과 같은 질병을 유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이 같은 피로는 시력의 약화를 초래하는데 한번 나빠진 눈은 대부분 정상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시력이상을 악화시키는 불량조명·나쁜 독서습관 등은 꼭 고쳐줘야 한다.
◇약물복용=일부 수험생들은 잠을 좇기 위해 각성제를 복용하기도 하는데 각성제는 어떠한 경우에도 복용치 말아야 한다
지나친 긴장·불안감등으로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경우는 꼭 전문가와 상의토록 하고, 초조감등으로 잠을 못 이룰 때 복용하는 수면제도 남용치 않도록 살펴야 한다.
◇건강 식단=수험생이 평소 잘먹는 음식을 택해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경우 단백질·칼슘·비타민 등 중요영양소를 빠뜨리지 않고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짜야한다.
영양 전문가들은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너무 배불리 먹을 경우 잠이 많이 오므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적당량 자주 먹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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