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u-33 50대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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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008년 첫 실전 배치할 항공모함에 러시아제 최신형 Su(수호이)-33 전투기 50대를 탑재하기로 했다. 양측은 현재 전투기 가격을 놓고 절충하고 있는데 대당 가격은 5000만 달러(약 500억원)선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총 거래금액은 25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러시아의 대외 무기 판매액 가운데 둘째로 큰 액수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25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양측은 12월 베이징(北京)에서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문회보는 덧붙였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 계획에 따라 두 나라가 군사적으로 더욱 밀착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러시아는 중국에 거액의 무기를 판매함으로써 큰 재미를 보게 됐다. 중국은 2016년까지 2대의 항공모함을 더 건조할 계획인데, 여기에도 양국이 공동 제작할 Su-33기를 탑재할 방침이다. 중국 해군과 러시아 무기수출공사 간 합의서 초안에는 Su-33 전투기 판매 이후 러시아가 중국 측에 제조기술을 이전해 전투기를 공동 생산하는 것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립 전략.기술분석센터의 한 전문가는 "중국이 현재 생산 중인 J-11 전투기는 수호이-27 전투기의 복제판으로 이론적으로는 중국도 자체 함재기를 생산할 능력이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항공모함에서의 이착륙 기술에 문제가 있어 러시아제 전투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선 연말까지 1억 달러를 주고 Su-33기 2대를 먼저 구입해 전투력을 시험할 계획이다.

자체 항공모함 보유를 추진해 온 중국은 몇 년 전 러시아가 건조하다 중단한 쿠즈네초프급 항공모함 바랴그호를 인수해 현재 개조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자체 항모 설계를 완성해 상하이(上海)시 인근 창싱다오(長興島)에 있는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이 항모의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Su-33기 50기와 작전용 헬기 13대가 탑재될 이 항모는 최대 배수량이 7만8000t에 달하고 최고 항속은 30노트다.

류화칭(劉華淸) 전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지난해 회고록에서 "항모는 방어작전뿐 아니라 해상 권익 보호와 대만 및 난사(南沙)군도 수복 등 전략적 임무 수행에도 긴요하며 중국이 항모를 실전 배치하면 동북아의 전략적 주도권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콩의 동북아 정치전문가인 링난(嶺南)대 브리안 브리지 교수는 "중국이 항모를 보유하면 일본과 한국, 그리고 대만의 군사력 증강으로 이어져 동북아 긴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 Su-33 전투기=러시아가 기존 Su-27을 항모탑재용으로 개조한 쌍발 다목적 전투기다. 1993년 4월 실전 배치된 러시아 해군의 주력 함재기다. 미국의 항모 함재기 F/A-18 호넷과 F-14 톰캣에 대항할 수 있도록 조종성과 무장력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최고속도는 마하 2.17(시속 2300㎞)에 최대 항속거리는 3000㎞다. 공중급유가 가능하고 러시아제 R27과 R77 공대공 미사일, HK31과 HK41 대함미사일 등 12기 장착이 가능하다. 최대 폭탄 적재량은 650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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