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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가수 징용한인 추모곡 불러/구로사카씨 『사죄』작사ㆍ작곡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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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본 전쟁책임 널리 알리려/송대 대본영 현장서 콘서트
해방45주년을 맞는 15일 일본의 한 팝송가수가 마쓰시로(송대)대본영에서 강제노역으로 희생된 조선인을 위한 노래 『아포로지스』(사죄)를 작사ㆍ작곡해 콘서트를 열었다.
화제의 이 가수는 『광장과 우리와 청공과』라는 대표곡으로도 일본내에 이름이 알려진 구로사카 마사후미씨(흑판정문ㆍ41).
구로사카씨는 이날 정오 마쓰시로 지하호 흔적이 남아있는 현장에서 찾아가 「미니콘서트」를 열고 이 노래를 불러 일본인을 대신해 속죄의 뜻을 표시했다.
구로사카씨는 지하호가 있는 나가노(장야) 현출신이라는 인연이 있는데다 지난해 11월 마쓰시로 대본영공사장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한 강제징용자를 소재로한 만화영화 『김의 십자가』에 배경음악으로 쓰인 『아리랑』을 불러달라는 주문을 영화제작사(현대프로덕션)로부터 받은게 계기가 되어 조선인강제연행자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
구로사카씨는 『처음엔 바쁘다는 이유로 노래취입은 거절했지만 영화대본과 원작을 읽으면서 일본의 전쟁책임에 무지했던 자신을 뉘우치게 됐으며 노태우대통령 방일때 천황이 한 사죄발언 뿐아니라 대중차원에서도 사죄하는 노래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작곡에 착수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노래 『아포로지스』는 「김의 십자가에 부쳐」라는 부제를 붙여 지난달말 완성시켰다. 『김의 십자가』시사회가 열린 7월28일 이 노래를 처음 불러 관객들의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나가노시의 콘서트는 고향친구들이 주선,서둘러 개최가 결정되었다고 밝힌 구로사카씨는 『일본이 가해자로서의 책임을 말하기에는 아직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과거의 사실을 모르는 젊은 사람들에게 노래를 통해 전해보고 싶은 마음이며 언젠가는 한국에서도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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