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대교류 기간」이 왔건만… /오가는 사람 한명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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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범민족대회 연대서 개막/사제단ㆍ학생등 임진각서 저지
북한측이 선별적으로 초청키로 한 인사들에 대한 정부의 방북허용방침이 결정된 가운데 민족대교류기간(13∼17일) 첫날인 13일오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ㆍ전민련 등의 인사와 서총련소속 대학생 등 관계자들이 북측관계자들과의 실무접촉을 위해 판문점으로 출발했으나 당국의 개별접촉금지방침으로 인해 접촉이 모두 봉쇄당함으로써 민족대교류는 말로만 요란할뿐 여전히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또 남북공동미사를 추진중인 천주교사제단과 서총련소속 학생들이 당국의 개별접촉봉쇄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이고 방북강행을 추진키로 하는 등 남북교류를 둘러싼 열기와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실향민단체들은 이와는 별도로 이산가족재회촉구대회를 가졌다.
그러나 범민족대회추진본부는 당초 예정대로 13일 오전10시 연세대도서관앞에서 개막식을 갖고 14일 오후7시 연세대노천극장에서 전야제를 가진뒤 15일 오전8시 대표단 출정식에 이어 오전11시부터 오후5까지 판문점에서 본대회를 강행키로 했다.
◇추진본부=16,17일로 예정된 북측의 남한대표단 초청문제를 협의키위해 이날오전 조성우사무처장 등 방북대표단 3명을 판문점으로 보냈으나 당국에 의해 접촉이 봉쇄됐다.
◇사제단=신부 7명과 수행원 10명 등은 11일에 이어 13일 오전9시40분 서울 명동가톨릭회관 사제단사무실을 출발,판문점으로 향했으나 역시 당국에 의해 접촉이 좌절됐다.
이에따라 방북신청자인 남국현신부 등 신부 34명과 평신도 16명 등 50여명은 이날 오후3시 서울 청량리성당에 모여 철야농성을 벌인뒤 14일오전 방북을 강행키로 했다.
◇서총련=홍익대총학생회장 유지영군(23ㆍ산업공학4년) 등 14명이 오전10시 임진각에 도착,방북실현 실무회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당국의 봉쇄로 실패했다.
이날 오전9시30분쯤에는 임수경양이 수감돼있는 청주교도소에서 13일째 단식농성중이던 고려대정경대 학생회장 최홍재군(23ㆍ신방4) 등 5명이 세종문화회관앞에 모여 정부종합청사까지 행진을 벌인뒤 통일원앞에서 범민족대회 성사보장을 요구하는 연좌단식농성을 벌이려다 경찰에 연행됐다.
전대협국토순례대행진 순례단 2백50명과 수원지역 대학생대표자협의회소속 2백50명 등 대학생 5백여명은 12일 오전10시쯤 수원시 이의동 경기대운동장에서 「통일문제 대토론회」를 갖고 오후4시50분쯤부터 4㎞의 시가행진을 벌였다.
◇실향민단체=이북5도민중앙연합회(대표의장 윤권)와 1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위원장 조영식)는 13일 오전10시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대강당에서 이북5도민 등 실향민 4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산가족재회촉구대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85년 남북이산가족고향방문당시 평양에서 가족을 만났던 이재운변호사의 상봉증언과 장기려박사(의사)의 「북에 두고온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낭독」을 들은뒤 노태우대통령과 북한ㆍ국제인권기구에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했다.
참석자중 이북5도의 각 시ㆍ군을 대표하는 6백40명은 대회를 마친뒤 오후2시30분쯤 임진각에서 「망향우체통」 7개의 개설식을 갖고 실향민 4천여명으로부터 전달받은 부모형제에게 보내는 편지를 우체통에 투입하는 행사를 가졌다.
한편 서울민협은 13일 오후5시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회원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선봉대 서울시민환영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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