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집보다 편하게 집만큼 맛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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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불편한 것 없으세요. 부족한 점 있으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경기도 성남 모란점 윤옥희 점장이 손님들의 테이블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식 기자]

31세에 번듯한 외식업체 매장의 최고 책임자. 경기도 성남의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모란점 윤옥희 점장은 60여 명의 직원을 이끌며 매장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2000년 9월에 입사, 서울 삼성점에서 매장 음식 서빙부터 시작해 6년 만인 올 2월에 점장에 올랐다. 입사 후 처음 8개월간을 매장에서 일했고 이후 본사 마케팅팀, 수원 권선점 매니저 등을 거쳤다. 그는 "대학 시절 은사가 '앞으로 외식산업 전망이 밝으니 한번 해보라'고 권해 들어오게 됐다"며 "당시엔 외식업체에서 일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점장까지 됐으니 성공한 것 아니냐"며 웃었다.

젊은 나이에 음식점 하나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음식점을 열자면 규모에 따라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씩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대형 외식업체에는 30~40대 점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웃백을 비롯해 베니건스.빕스.TGI프라이데이스 등 주요 외식업체들은 직영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직원 중에서 '점장'을 뽑는다. 그래서 요즘에는 음식점 운영의 꿈을 꾸고 외식업체에 지원하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아웃백이 전국에 88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등 주요 외식 업체가 운영하는 매장만 지난해 말 현재 80여 개에 달한다. 올해 말에는 240여 개로 늘 것으로 보여 외식업체 일자리는 꾸준히 늘 전망이다. 외식업체 일자리의 내면을 살펴봤다.

?시급제 서비스 요원부터 시작='패밀리 레스토랑' 점장은 매장 서비스 요원(또는 주방보조)-매니저 보조-매니저 등의 과정을 거친 입사 5~10년차 사이의 직원 중에서 뽑힌다. 패밀리 레스토랑은 학력이나 전공 제한이 거의 없고 연령 제한도 엄격하지 않아 채용 문턱이 그리 높지 않다. 업체들이 최근 매장을 대거 늘리고 있어 승진도 빠른 편이다. 외식업체들은 대부분 수시 채용 형태로 사원을 뽑는다. 베니건스(www.bennigans.co.kr).빕스.한쿡 등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CJ푸드빌(www.cjfoodvill.co.kr), TGI프라이데이스(www.tgif.co.kr), 아웃백(www.outback.co.kr) 등은 홈페이지에서 수시로 지원서를 받는다. 인력 수요에 따라 지원서를 낸 사람을 대상으로 사람을 뽑는다. 서류전형-적성검사- 면접의 전형 과정을 거친다. 입사 지원 시 써낸 희망 근무지를 고려해 일할 곳이 결정된다.

입사하면 이른바 '시급제 정사원'으로 매장이나 주방 등에서 일을 한다. 건강보험.국민연금 등 4대 보험과 회사가 제공하는 여러 복지 혜택을 받는다. 시간급여는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4000원 내외에서 시작해 능력과 성과에 따라 8000원 선까지 올라간다. 매니저급부터는 연봉제가 적용되며 점장은 연봉 외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기도 한다. 승진연한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입사 3~4년 정도에 매장 매니저에 오르고 별 탈 없이 5~6년 일하면 점장 자격을 얻는다. 점장이 되면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쳐 한 해 5000만원 내외에서 많게는 억대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매장 매출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는 것이다.

?서비스 정신 투철해야=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늘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손님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여야 한다. 손님의 거친 항의에도 웃음으로 대해야 하는 때가 적지 않아 '서비스 마인드'가 없으면 견디기 힘들다.

화려하고 깨끗해 보이는 매장 뒤편에서 무거운 음식 재료를 들거나 청소를 해야 할 때도 적잖다. 베니건스 인재개발팀 이승환 대리는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람, 고객이 찾기 전에 고객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서비스 정신을 갖춘 사람이 대우도 받고 성공하는 일터가 바로 외식업체"라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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