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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성경험 대학생 10%가 성병…요로감염 다시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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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로감염은 음습한 곳에서 성행한다.대부분 성행위에 의해 전파되는데다 드러내놓고 치료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비뇨기과 조용현·이승주 교수팀의 최근 조사결과는 국내 청소년의 요로감염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성경험이 있는 수도권 3개 대학 대학생 2백43명(남 1백20명.여 1백23명)중 10%에 해당하는 23명(남 10명, 여 13명)이,가출청소년의 경우엔 96명 중 40%인 42명(평균 16세)이 성병에 감염돼 있었다.

◇흔한 요로감염들=국내에서 성병은 특수업태부 종사자에 대한 정기 검사와 위생강화로 한때 주춤했지만 최근 급증하고 있다. 이윤수비뇨기과 원장(서울 명동)은 "환자의 방문이 1990년대 들어서 꾸준히 줄다가 최근 몇년 사이 다시 빈번해졌다"며 "인터넷에 의한 매매춘이나 성접촉 증가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했다.

성병의 대명사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흔한 요로감염은 임균성 요도염이다. 미국의 경우 매년 60만명의 새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잠복기는 1주일.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나타나고,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온다. 요즘엔 구강성교가 늘어나면서 목젖 부근에서도 균이 발견된다.

성에 의한 신흥 요로감염 3대 질환은 비임균성 요도염.성기헤르페스.성기사마귀다. 비임균성 요도염의 원인균은 임질균이 아닌 클라미디아나 트라코마티스와 같은 다양한 세균들. 잠복기는 1~5주로 배뇨통과 적은 양의 투명한 요도분비물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무증상도 흔하다. 비임균성이 골치 아픈 것은 30~50%에서 재발한다는 사실이다.

리비뇨기과 이광수 원장(서울 논현동)은 "검사 키트가 비싼데다 보험 적용이 안돼 환자가 원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항생제 남용을 우려해 고가약 사용을 제한하는 것도 병을 키우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헤르페스는 점막이나 피부를 통해 침범하는 바이러스 질환. 30여 년간 꾸준히 늘어나 전체 성병의 25~50%를 차지하고 있다. 성관계 후 3일~2주 사이에 증상이 발생하는데 피부 부풀어 오름→수포→딱지→피부 박탈이 1~2주에 걸쳐 나타난다. 문제는 성기사마귀와 같이 바이러스 질환이기 때문에 재발이 잦다는 것. 이광수 원장은 "저절로 증상이 가라앉기도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로 대응하면 통증과 치료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에게선 방광염이 요주의 대상이다. 여성은 구조적으로 요도가 짧아 외부에서 균 침투가 쉽기 때문. 급성방광염의 80%에서 대장균이 원인이다. 항문을 통해 나온 장내 세균이 요도를 통해 침입한다. 갑자기 뒤가 무지룩하며 빈뇨.요도작열감.혈뇨가 나타난다. 결혼 초기에 나타난 경우 밀월성 방광염으로 부른다. 예방을 위해 앞에서 뒤쪽으로 화장지를 사용한다.

◇이런 점을 주의해야=요로감염이 생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해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부에선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한다. 조용현 교수는 "후유증은 여성이 특히 심해 자궁경부염이나 골반 내 감염을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클라미디어는 40%에서 자궁경부염을 일으키고 이 중 20%가 불임으로 이어진다. 또 감염된 산모는 미숙아.안질환.폐렴을 가진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성행위시 콘돔 사용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경우에도 콘돔이 손톱에 긁힌다거나 콘돔 끝부분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해야한다. 또 콘돔으로도 예방하지 못하는 성병도 많으므로 안전한 성지식을 계몽하고, 금연이나 다이어트처럼 무분별한 성행위를 자제하는 교육을 선행해야 한다.

조교수는 특히 "세균성 성병은 7일 정도의 약물 복용으로 쉽게 치료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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