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차세대 헬기사업(HX) 주계약업체 월내 선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항공산업 주도권 싸고 각축/3조 시장에 뜨거운 접전/재계의 판도에까지 변화 예상
정부의 차세대헬기사업(HX)의 주계약 업체선정이 초읽기에 돌입,항공산업주도권의 향방에 대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ㆍ대우ㆍ대한항공 등 기존업체들은 물론 현대정공ㆍ삼미 등 신규진출업체 사이에 낙점을 둘러싼 막바지 각축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항공업체들이 이처럼 HX사업에 앞다투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항공산업이 2천년대의 주종산업으로 손꼽히고 있으나 민수는 거의 없어 시장이 협소하기 때문. 헬기의 경우 현재 국내운항중인 민간헬기는 70여대 정도로 연간수요도 10대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상당기간은 덩지가 큰 군수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업체로서는 차기전투기사업(KFP)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HX사업의 주계약업체로 선정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정부수주를 차지,헬기산업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게 된다.
HX사업은 「500MD」등 기존 군헬기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사업으로 기종 및 사업자 선정이 끝나 사업이 본격화되면 향후 15년간 3조원이상의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체적 내용은 기밀에 부쳐져 있으나 공급될 헬기물량은 훈련기등을 포함해 2백대 가까이에 이르며 이에 따른 부품교체 수요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HX사업은 가용탑재 중량을 기준으로 대형ㆍ중형ㆍ소형 3개 분야로 구분돼 있으며,각업체들은 외국업체와 제휴,분야별로 참여신청을 해 놓고 있다. 우선 대형분야에서는 대한항공과 삼성항공의 접전이 뜨거워 국내항공의 선두주자인 대한항공측은 미시코스키사와 「UH60(블랙호크)」기종을 이미 오래전부터 미군에 납품,사업참여를 준비해 왔으며 삼성항공도 미벨사의 「벨214ST」기종을 내세워 경합중이다.
또 중형기종에서는 삼성항공과 대우시코스키가 경쟁을 벌여 삼성항공은 「벨412SP」기종,대우시코스키는 「H­76」을 갖고 자사기종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소형은 훨씬 경쟁이 심해 5∼6개 업체가 혼전하고 있는데 삼성항공이 프랑스 에어로스페살사의 「A355」,대우중공업이 서독MBB사 「BO105」,대한항공이 맥도널더글러스사의 「MK520」기종을 갖고 경합을 벌이고 있으며 항공산업에 비교적 뒤늦게 참여한 현대정공이 벨사의 「406CS」,삼미아구스타는 이탈리아와 합작으로 「A109」기종을 갖고 뛰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전투기ㆍ헬기 등 군수장비는 국방부가 일체의 선정ㆍ구매권을 갖고 있었으나 산업정책적 측면에서 국내방위산업육성과 관련,지난연초 상공부에 업체선정을 의뢰,그 결과를 토대로 기종을 정해 나가기로 했었다.
이에 따라 국방ㆍ상공부는 이미 항공전문가로 실사팀을 구성,업체별 제조실적ㆍ설비투자 등을 점검ㆍ완료,주계약업체선정의 마지막작업을 진행중인데 늦어도 7월내에는 최종결과가 드러날 예정이다.
사실 항공산업은 미ㆍ소ㆍ독일ㆍ프랑스 등 선진국은 물론,외국에서 개발한 비행기 조립과 일부는 국산화까지 하는 단계의 브라질ㆍ인니ㆍ대만에 비해서도 우리는 단순조립국으로 수준이 크게 뒤지고 있다.
정부관계자는 따라서 『HX사업의 주계약업체 선정은 방위력과 관련된 군항공현대화가 첫째 고려 요인이지만,후발인 국내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도 못지않게 감안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시말해 난립으로 인한 과당경쟁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국내항공업체들로서는 이번 HX사업 주계약업체 선정에 향후 성장주도사업인 항공분야의 진퇴가 걸린 폭으로,선정결과에 따라 재계판도에도 한차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장성효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