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정신건강] 해오던 대로 공부하고 결과엔 자신감 가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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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스퍼트! 수능을 향해 먼 길을 달려온 수험생에게 마지막 한 달은 천금의 시간이다. 그동안 닦아온 학습 효과를 100%로 높이면서 건강까지 챙겨야 하는 것. 시험 막바지 수험생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봤다.

#현재의 생활리듬을 유지하자

지금부터 꼭 지켜야 할 일은 자신의 평상시 생활리듬을 수험 당일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고대의대 안암병원 이민수 정신과 교수는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학습시간을 더 늘리거나 수면시간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못다한 공부를 하겠다며 갑자기 무리하다간 긴장이 고조되고, 그 결과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 능력 감퇴로 이어진다는 것.

생체리듬이 깨지면 건강도 해칠 수 있다.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기를 비롯해 각종 질병에 취약해지기 쉬운 것이다.

기상시간과 수면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시험시간보다 2시간 전쯤 일어나는 습관을 들여둔다. 두뇌 활동은 기상 2시간 후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수능 시험이 8시쯤인 것을 감안하면 오전 6시30분께가 기상시간으로 적당하다. 수면은 반드시 6시간 이상은 취해야 한다.

#반복적인 긍정적 사고가 필요하다

힘든 상황을 견디게 하는 큰 힘은 동료가 있다는 사실을 느낄 때다. 서울대병원 유인균 정신과 교수는 "스트레스가 밀려올 땐 수험생은 누구나 긴장감과 불안감을 갖는다는 사실을 떠올리라 "고 조언한다. 실제로 공부를 많이 하는 학생도 "공부를 제대로 못했다"는 말을 흔히 한다. 이는 시험에 대한 불안감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욕심을 내지 말고 자신의 장점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필요하다. 예컨대 자신이 현재 목표량의 70% 정도밖에 공부하지 못했을 때, '해야 할 공부의 양이 30%나 남았다'고 좌절하지 말고, '70%나 했다'는 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특히 아는 것만 써도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식의 자신감을 스스로 끊임없이 불어넣어 줘야 한다. 평상시 성적이 좋다가도 유독 수능을 망치는 학생이 있는데 이는 자신감 결여 때문이다. 불안과 긴장 고조→집중력 감소→잦은 실수로 이어진다는 것.

#현실적 목표 세우기

한 달간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차분히 정리해 보자. 이때 절대 욕심을 부려선 안 된다. 유인균 교수는 "목표 달성을 하지 못했을 때의 불안감을 없애야 막바지 학습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들려준다.

예컨대 새로운 공부, 새로운 참고서를 사서 보기보다 이제까지 공부했던 참고서를 차분히 정리하라는 것이다. 시험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행복을 잣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 따라서 시험 걱정이 앞설 땐 이러한 생각을 반복해 마음속에 새겨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불안.초조 심하면 단기 약물치료를

유난히 불안감이 심한 학생이 있다. 또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집착하는 성격의 소유자,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을 남달리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에도 불안.긴장.초조감이 극단적으로 심화된다.

이민수 교수는 "불안.초조.긴장이 심해 3일 이상 밤잠을 설칠 경우, 한자리에 앉아 30분 이상 집중해서 공부하는 것이 힘들 때, 잡념으로 남의 이야기를 금세 못 알아듣는 학생은 병원을 찾아 단기간(1~2주)이라도 소량의 항불안제 등을 복용하는 게 좋다"고 밝힌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학습 능력과 집중력 감소가 수능 당일까지 지속돼 결국 제 실력 발휘가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불안과 긴장으로 마음이 불안할 땐 부모.교사.친구에게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고, 위로를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수험생 불안 해소를 위한
10가지 조언

■나 뿐 아니라 모든 수험생이 긴장하고 힘들어 한다는 점을 인식한다.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못한 공부보다는 해 놓은 공부가 얼마나 많은지 따져볼 것)

■수능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입시에 인생이 달렸다는 식은 금물)

■새로운 것을 배우기 보단 아는 것만 확실히 맞겠다는 생각을 한다.

■수능 볼 기회도 한 번이 아니란 사실을 되새긴다.

■불안.초조.긴장될 땐 수시로 심호흡이나 복식호흡을 한다.

■남은 한 달간 공부할 양을 현실적으로 계획한다.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한 달간 일정하게 유지한다.

■친구나 주변의 이런저런 조언에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새로운 어떤 참고서가 좋다는 등의 말)

■1시간에 5분, 2시간에 10분은 의자에서 일어나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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