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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칼날 이번엔 투기꾼에/「통치사정」 활동 제2단계 스케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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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도급 인사 포함 일망타진한 후/정치인은 마지막 타기트로 미뤄
김상조 전경북지사에 이어 홍종문수협회장이 전격 구속됨으로써 공직자사회가 얼어붙을 지경이다. 청와대 특명사정반이 증거를 잡아 치기로한 대상이 20∼30명이나 되고 그중 4∼5명은 구속할 방침이어서 앞으로 공직자 사회의 찬바람은 계속될 전망이다.
특명사정반은 김 전경북지사와 홍 수협회장이 대상중 거물이고 이들의 구속으로 공직사회의 기강이 어느정도 확립되어 가고 있다고 보고있다. 다만 이같은 공포분위기가 지나치면 공직사회가 분위기 일신과는 달리 그로인해 대민활동이 위축될 것을 우려,페이스 조정에 신경을 쓰고있다.
사실 이 며칠사이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몸조심하는 무사안일의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사정반은 따라서 공무원 내사는 이미 적발한 대상자를 조용히 처리하는 것으로 1단계를 마무리짓고 다음단계는 이른바 불로소득으로 과소비 풍조를 부채질하는 투기꾼 척결에 집중할 방침이다.
중앙부처 국장급 비리공직자는 현격한 위법행위만 없으면 부처별 인사때 탈락시키는 방법으로 소리안나게 처리하고 과장급이하 하위직공직자는 특명사정반이 직접 손을 대지않고 자체 감사기구에 위임,통상적으로 처리토록 할 방침이다.
사정반의 부동산 상습투기꾼들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작업은 지난 5월 대기업들의 비업무용 부동산 자진매각조치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부동산 가격폭등이 주로 이들 상습투기꾼들로 인해 빚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정반은 쉽게 떼돈은 벌어 호화사치생활을 즐김으로써 과소비 풍조를 부채질하고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들의 살맛을 앗아가는 이들을 독버섯으로 간주하고 있다. 당초 1천여명을 대상으로 올려 축소ㆍ압축작업을 한 결과 현재 4백명이 「손볼」대상으로 분류되어 있다. 4백여명은 일단 투기혐의가 있는 사람인데 이들중 질이 좋지않은 1백50∼2백명은 호된 응징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중에는 소위 사회지도급 인사들과 알만한 기업인의 가족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자들은 점차 좁혀져가는 포위망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특명사정반은 7월초쯤 대규모 검거작업을 벌여 7월중 투기꾼을 일망타진하면 다음단계는 「통치사정」의 마지막 목표인 정치인의 비리를 다룰 작정이다.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주로 압력ㆍ청탁ㆍ이권개입 등을 내사하고 있으며 『특명사정활동에는 성역이 없다』는 노대통령의 특별지시에 따라 상당히 엄격한 선별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노태우대통령이 5ㆍ7 특별시국담화에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연말까지 경제ㆍ사회안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특명사정활동이 이같은 단계와 과정을 거쳐 어떤 모습으로 연말에 나타날지 주목된다.<이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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