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푸른 신호등』 진행자 가수 서유석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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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제 일반인들은 서서석씨(46)를 가수라기보다 교통문제 전문가로 알고있다. 더 나아가서는 사회·정치 비평가이고 다방면의 사회사업가로도 통한다.
아침 저녁으로 MBC라디오의 교통정보프로인『푸른 신호등』을 진행하는 서씨에 대해 30∼40대 이상의 성인들은 70년대 통기타 가수 전성기의 추억을 회상하고 20대 젊은이들은 라디오에서 신랄한 비판과 고십을 서슴지 않는 「체2의 봉두완」으로 일컫기도 한다.
또 「푸른 독도가꾸기 모임」 과 더불어 독도에 나무심기 운동을 벌이는 등 의미있는 사회운동을 벌이기도 하는 서씨를 어린이들은 뒤늦게 히트곡『홀로아리랑』으로 데뷔한가수로 여기기도 한다. 『방송도 이제 각 분야마다 전문가를 양성해 고유의 아이디어를 개발해나갈 때가 됐어요. 요즘엔 교통문제가 가장 복잡하게 생활 속에 깊이 연루된 문제죠. 방송을 통해 그러한 문제를 조금이나마 풀 수 있다면 정말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 MBC 라디오 개국과 함께 올해로 25년 최장수 프로로 자리잡은 『푸른신호등』 을 이끌고 있는 서씨의 보람은 소박하지만 소중하게 느껴진다.
『처음에 5분 짜리 토막프로였던 「푸른신호등」이 아침·저녁 2시간 방송되는 대형 버라이어티 프로로 성장하게된 것은 우리 사회에서 교통문제의 비중을 그대로 나타내주고 있어요. 』
70년대 통기타 가수로개성이넘치는노래를들려준서씨가이렇게교통문제 전문가로 성장한 것도 서씨 특유의 개성과 무관하지 않다는게 주위얘기다.
또 『푸른신호등』이 직업운전기사는 물론 오너드라이버들에게도 다이얼을 고정시키게 하는 인기프로가 된 것도 서씨의 구수한 목소리의 정담어린 얘기와 탁 터놓고 술술 얘기를 풀어나가는 진행때문이 다.
서씨는 『가수로서· DJ로서 「단순히 연예인이다」라는 의식에서 보다 개방적인 생각을 갖고 공인으로서의 임을 해보자는 것이 기본적인 의도』라고 자신의 「직무」를 설명한다.
반백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 여느 젊은 연예인보다 왕성한 활동을 떨치고 있고 자칫 빠지기 쉬운 상업주의를 항상 경계한다는 서씨의 미래를 주의깊게 지켜 볼만하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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