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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교수의열린유아교육] 칭찬도 헤프면 독 … 결과보다는 과정에 격려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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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행동인지를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아이의 생각이나 행동이 어제보다 오늘 향상되었으면 인정.칭찬.격려를 해주어야 한다. 엄마 아빠의 기대 수준이 높아 인정.칭찬.격려에 인색하면 아이들은 어느 방향으로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어가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다.

예컨대 전번에 본 시험에 60점을 받았던 아이가 70점을 받아왔다면 "왜 90점 이상이 아니야"라며 야단칠 것이 아니라 "10점이나 올랐네. 애썼다"하여 노력의 정도를 칭찬해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항상 "내가 이 세상에 사는 동안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부모들은 이 생각의 틀에 맞추어 아이를 인정.격려.칭찬할 것이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칭찬하는 것 역시 부모의 가치관이 개입된다. 아이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물을 번듯하게 내 놓을 때 칭찬하는 부모는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에 아이는 노력보다는 결과에 집착하게 된다. 공부는 안 하고 부정행위로 점수를 잘 받으려는 아이는 이런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비록 어수룩하고 못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 노력의 정도를 칭찬하는 부모의 자녀는 자발적인 어른으로 성장한다.

또 칭찬이 좋다고 남발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이렇게 자란 아이는 어려운 일에 도전하는 대신 쉬운 일을 해서 칭찬만 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을 하려다 실패했을 때 "어려운 일인데 해보려고 노력하는 네 모습이 대견하다. 실패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면 어떻게 되나 우리 보자"라는 말로 인정.칭찬.격려를 해주어 도전하는 아이로 키우자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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