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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논술시장 잡아라" 외국자본 진출 잇따라

중앙일보

입력

국내 논술시장을 잡기 위해 JP모건과 템플턴 등 외국자본이 잇따라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대입부터 논술비중이 높아져 한 해 시장 규모가 2~3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25일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이 2008년 대입부터 논술 비중을 높이기로 발표하는 등 논술이 사교육 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가운데 외국자본이 국내 논술시장까지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최근 2~3년 사이 국내 대기업들이 대학입시 등 사교육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더러 있으나, 외국자본이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인 논술 전문 E사는 올해 세계적 투자신탁기업인 JP모건으로부터 수십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이 자금 등을 이용해 논술 교재 업체 등 논술 관련 몇 개 회사를 인수했다. 지난해 초 문을 연 E사는 올해 서울 강남과 강북 두 곳에 논술학원을 개설한 데 이어 내년에는 전국에 20여 개의 논술학원을 열 예정으로, 이에 필요한 자금도 외국 투자회사로부터 유치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세계적인 투자펀드회사인 템플턴으로부터 이미 '투자 약속'을 받아 놓은 상태"라면서 "얼마 전 방한한 템플턴 고위관계자에게 한국 논술시장의 잠재력과 투자가치에 대해 설득했더니 흔쾌히 수락하더라"고 말했다.

손정의(孫正義)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의 한국 자회사인 소프트뱅크 코리아가 투자한 유웨이중앙교육도 커지는 논술시장을 초기에 장악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온·오프라인 학원의 논술 비중을 강화하기 위해 조만간 논술전문 강사로 구성된 통합논술팀을 10개 안팎 구성키로 한 데 이어 내년부터는 논술 모의고사 영업을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수천억원대 수준인 논술시장이 내년에는 1조원대로 커지고, 35년 후에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3년 전부터 초등 논술 붐이 일더니 최근에는 유아 논술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논술 관련 업체마다 시장을 석권하기 위한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입시전문 온.오프 학원인 메가스터디는 지난 한 달간 수십 명의 논술강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매주 대규모 '논술 세미나'를 열었다. 금요일 저녁에 시작된 세미나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대학입시에서 여러 교과목 내용이 혼합돼 출제되는 '통합교과논술'이 핵심으로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체계적 준비에 나선 것이다. 내부 수능강사와 외부 논술 전문가들로 6개의 통합논술팀을 만든 데 이어 200개의 온라인 논술강좌를 개설했다. 손은진 본부장은 "대학별 논술.구술 강좌를 체계적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 수능 강사로 활동하던 학원강사들은 논술강사로 전환하거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유명 사회탐구 강사인 최모씨는 올 초부터 논술전문 강사로 변신했다. 최씨는 통합논술팀을 만들고 논술반을 새로 개설하는 등 수능 전문 학원을 논술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출판사들도 경쟁적으로 논술 관련 서적을 펴내고 있다. 대형 출판사인 M사는 논술 붐을 타고 자체 논술대회도 준비 중이다. 한 논술 전문가는 "논술은 실력이 확실히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학생의 부담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며 "논술시장이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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