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빠르면 내일 투입/현대중공업/임직원 철수… 위험물 제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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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도상훈련 완료 결행 임박/노조/출입문 봉쇄 화염병 무장/고발 대의원 10명 압수영장 발부
【울산=김형배ㆍ허상천ㆍ이상일기자】 사흘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울산 현대중공업 근로자들이 27일 회사정문등을 완전폐쇄,경찰의 투입에 강경대응하겠다는 태세를 갖춘 가운데 경찰이 치안관계관 회의를 열어 공권력투입시기 최종결정에 나서 현대중공업은 충돌 일촉즉발의위기에 휩싸였다.
회사측은 공권력투입에 대비,26일 오후5시 조업중단조치를 내리고 회사안에 있던 비노조원 임직원들을 전원 철수시킨데 이어 파업근로자들이 무기로 쓸 우려가 있는 중요 중장비ㆍ유류등을 모두 밖으로 반출시켰다. 이정남 현대중공업부사장은 이번 파업이 불법이므로 공권력투입은 회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밝혀 공권력투입 임박을 시사했다.
경찰은 1만여명이 동원될 이번 공권력투입을 「미포만작전」으로 명칭,회사정문앞 사원휴계실에 경찰작전지휘본부를 설치하고 헬리콥터 3대,장애물제거를 위한 중장비,해상으로의 진입을 위한 선박까지 준비해 완벽한 도상작전을 모두 끝낸 상태다.
안응모 내무부장관은 27일 오전 울산현지에서 지휘를 맡은 여관구 치안본부2차장과 장한민 경남도경국장등을 급히 서울로 불러 울산 현지상황에 대한 종합분석후 투입시기를 최종결정할 방침이어서 공권력 투입은 빠르면 28일 새벽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와함께 회사측이 업무방해등 혐의로 고발한 서필우노조대의원(28)등 10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과 압수수색영장을 이날중 발부받을 계획이다.
파업근로자들은 회사정문등 외부로 통하는 5개의 출입문을 모두 높이 3∼4m의 바리케이드로 봉쇄하고 27일아침부터 1만여명이 화염병 1백여개를 준비하고 쇳조각ㆍ볼트ㆍ너트등을 농성 텐트장 주변에 쌓아놓았다.
또 근로자들은 회사유류저장고에서 휘발유2천4백ℓ를 빼내 10ℓ들이 플래스틱통에 담아 주요기물부근에 갖다두고 공권력이 들어오면 방화할 준비를 하고있다.
노조측은 26일 오후 비상대책위 의장 김영환씨등이 사퇴함에 따라 상집위체제로 바꾸고 이갑용노조사무국장을 의장으로 뽑았다.
한편 현대그룹노조총연합회(회장 이상범ㆍ32ㆍ현대자동차)는 27일 오전9시 현대자동차에서 30개 계열사노조대표 회의를 열고 공권력이 투입되면 연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마창노련소속 23개사중 13개회사 노조원3천여명도 26일 오후6시 경남대에서 현대중공업ㆍKBS노조 투쟁지지대회를 열고 공권력이 투입되면 동맹파업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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