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안불릴때 됐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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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남북이산가족의 설움을 달래는 망향의 자리에서, 대학생·근로자의 시위현장에 이르기까지 널리 불리는 전국민의 애창곡 『우리의 소원은 통일』.
그 노래의 작곡가 안병원씨(63·캐나다토론토시거주)가 부인 노선령씨(54)와 함께 23일오후5시 대한항공071편으로 고국을 찾았다.
고국을 찾은 목적은 이 노래를 작사한 아버지 안석영씨(본명 석주·50년작고)가 남긴 글과 그림을 모아 83년발간된 유고집 1권에 이어 두 번째 유고집인 「안석주문선집」을내고 캐나다로 한국음악가들을 초청하기위한것.
20여일동안 머물면서 주캐나다 서울대동창회장 자격으로 서울대를 방문하고 2년전별세한 장모의산소도 성묘할 계획이라고.
『북한을 다녀온 재캐나다동포들로부터 평양거리에서까지 불릴만큼 널리 보급돼있다는 소식을 듣고 뿌듯했다』는 안씨는 『그러나 하루빨리 통일이 실현돼 이 노래가 「흘러간 노래」가 됐으면 더 좋은일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우리의 소원…』은 47년 방송극작가로 활동중이던 안씨의 아버지가 중앙방송국 3·1절 특집드라마 주제가로 쓴 「우리의 소원은 독립」이란 노랫말에 아들이 곡을 붙인 부자 합작품.
안씨의 부친 석영씨는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삽화가로 21년 나도향의 신문연재소설 「환희」의 삽화를 맡았으며, 소설가·시나리오작가및 영화연출가로도 활동한 「팔방미인」.
안씨 부자의 이 노래는 분단이 고착화된 48년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제목이 바뀌어 국민학교5학년 교과서에 실리면서 국민의 애창곡이 됐다. <권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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